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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초강수, “금강산 남쪽 시설 싹 들어내라"
김정은의 초강수, “금강산 남쪽 시설 싹 들어내라"
  • 오풍연
  • 승인 2019.10.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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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더 경색될 공산 커...남쪽에 대한 불만도 여지없이 드러내

[오풍연 칼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쪽 시설 철거 지시는 예사롭지 않다. 노동신문을 통해 보도된 것이긴 하지만, 실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지시는 곧 법인 까닭이다. 왜 이 같은 초강수를 들고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정부도 적이 당황하는 눈치다. 설마 북한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할까.

 북한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교류의 상징이다. 작년 남북정상간의 9ᆞ19 합의에서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로 한 바 있기에 더 당혹스럽다. 먼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동정을 상세히 보도한 것은 일과성이 아닌 듯하다. 물론 남쪽과 사전에 상의를 했을 리도 없다. 북한이 남쪽을 제끼고 마이웨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라는 표현 등으로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며 심각히 꼬집었다는 것. 금강산관광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남측의 현대그룹과 함께 추진한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사업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으로 가능했다.

최고지도자의 결정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북한에서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아버지 시절의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정책 실무자들을 비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버지 때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이 작심하고 내놓은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보는 견해는 이렇다. 북한이 자력으로 금강산 개발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 밀하자면 김정은식 개발이라고 할까. 그렇지 않다면 이처럼 수위 높은 발언을 하기 어렵다. 그럼 남북관계 역시 더 경색될 공산이 크다. 남쪽에 대한 불만도 여지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산넘어 산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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