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내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역대 최대 기록으로 ‘슈퍼 예산안’이다.
정부는 29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본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43조9000억원 늘어난 513조5000억원의 '2020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특히 핵심 소재와 부품, 장비 자립화에 올해 예산보다 163%(1조3000억 원)가 증가한 2조1000억 원이 투입되고,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인 데이터와 AI 경제, 3대 핵심사업인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에는 46.9%(1조5000억 원) 늘어난 4조700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추가 소요에 대비해 목적예비비를 5000억 원 증액하고,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재 부품 장비산업 지원이 흐지부지되지 않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재원이 지원되도록 소재 부품 장비를 위한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21조2000억원)보다 21.3% 늘린 25조8000억원으로 역대 규모로 편성했다. 노인일자리 74만개 등 재정지원 일자리를 95만5000개 만들고 고용장려금과 창업지원,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2조3000억 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두 자릿수 증가율(12.9%)을 기록했으며, 일자리 예산은 올해(21조2000억 원)보다 21.3% 늘린 25조8000억 원으로 편성해 사상 최대 규모다.
반면 크게 증가하는 예산정책에 비해 내년도 국세 수입이 감소해 국가채무비율이 40%이르며 재정건전성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확장적 예산 정책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내년 예산의 지출증가율 9.3%(약 44조 원 증가)는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 3.8%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10.6%)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투입이다. 또한 총지출 증가율이 올해(9.5%)에 이어 2년 연속 9%를 초과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2조 원으로 1.2%(5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고, 국세 수입은 올해 294조8000억 원에서 내년 292조 원으로 0.9%(2조8000억원) 줄어 10년 만에 감소할 전망이다.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조8000억 원에서 내년 60조2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1.9%에서 내년엔 -3.6%까지 확대되며, GDP 대비 국가채무는 올해 37.1%에서 내년 39.8%로 높아진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정부가 편성한 예산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강한 나라로 가는 발판을 만드는데 특별히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월등히 확장적 기조"라면서 "일시적인 재정적자 확대를 감내하면서라도 궁극적으로 '적극재정→경제성장→세수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