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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선 삼척항 진입 사건 청와대로 번지나
北 목선 삼척항 진입 사건 청와대로 번지나
  • 오풍연
  • 승인 2019.06.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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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문제는 굉장히 중요...미숙함 속에서 쉬쉬하는 인상 짙어

[오풍연 칼럼] 이번 북한 목선의 삼척항 진입 사건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정부가 뭔가 감추려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 청와대 개입설도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진실 게임으로 번질 것 같기도 하다. 총체적으로 안보 불감증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청와대, 국가정보원, 군 모두 미숙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대로 포착하거나 경계하지 못한 부분, 국민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공개 지시했다. 지난 15일 사태가 발생한지 닷새 만이다. 그러나 사건 직후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를 받은 청와대가 국방부의 거짓 브리핑을 며칠째 묵인하며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군은 사건 발행 이틀 후인 지난 17일 첫 설명을 했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행정관도 있었다고 한다. 이것부터 의심스럽다. 행정관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군당국은 “당시 파고가 1.5~2.0m로 어선 크기(1.3m)보다 높아 레이더에 부표와 같은 점으로 희미하게 인식됐다”고 했다.

하지만 해경 보고서에 나타난 당시 파고는 0.5m에 불과했다. 군당국이 최초 신고자를 ‘어민’이라고 했지만 해경은 ‘삼척시에 거주하는 51세 남성 직장인’을 최초 신고자로 보고했다. 낚시꾼을 정확하게 기록했다고 할 수 있다.

해경은 선박이 물살에 떠내려온 것이 아니라 자력으로 삼척항에 입항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해경이 보고한 문서에는 ‘오전 6시 50분 삼척항 방파제에 미상의 어선(4명 승선)이 들어와 있는데 신고자가 선원에게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말했다고 신고접수’ ‘함경북도 경성에서 6월 5일 조업차 출항하여 6월 10일경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14일경 수리돼 삼척항으로 입항’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군당국은 사건 후 이틀이나 지난 17일 “북한 목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접수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 정도 발표하면 끝날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러나 주민 증언 등을 통해 정부 발표가 거짓임이 하나씩 드러났다. 마침내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 장관은 “15일 발생한 북한 소형 목선 상황을 군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여러 의문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께 소상히 설명하고 허위 보고나 은폐가 있었다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질의응답 없이 사전에 준비한 사과문을 90초간 읽고 퇴장해 비난을 샀다.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안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쉬쉬하는 인상이 짙다. 청와대 눈치만 보는 걸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와 군 당국이 이번 사태의 사실 관계를 은폐하려 한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설명했지만,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심각하다. 우리 해안이 뚫린 것도 그렇지만, 발표 과정이 더 그렇다. 한 점 의혹 없도록 밝히고, 관계자에 대한 문책도 이뤄져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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