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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 오풍연
  • 승인 2019.06.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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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상산고 70점 넘겼음에도 기준 점수를 80점으로 높이는 바람에 탈락

[오풍연 칼럼] 그동안 현 정부 인사들과 일부 교육감들은 자사고를 '귀족학교' '고교 입시의 주범'이라고 비판해 왔다. '평등주의 교육'을 주창하는 이들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이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면서 충돌을 빚고 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첫 발표 대상인 전주 상산고와 안산동산고가 재지정 기준점을 넘지 못해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게 됐다. 20일 전북·경기교육청에 따르면 두 자사고 지정 취소에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두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지정 취소가 발표되자마자 "좌파 교육감들이 한국 교육의 미래가 아니라 표를 의식해 멀쩡한 학교를 없애려 한다"면서 "평등·공정을 외치는 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위해 불공정한 짜맞추기식 평가를 했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올해 전국 자사고 42곳 중 24곳은 자사고로 계속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평가를 시도교육청들로부터 받는다. 교육감들은 5년마다 자사고를 평가해 기준 점수에 미달된 학교는 지정 취소할 권한이 있다. 올해부터 평가 방법이 교육부·교육청 입맛에 따라 대폭 바뀐 게 문제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일종의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기준 점수를 기존 '100점 만점에 60점'에서 '70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시도별로 기준 점수를 70점으로 높였다. 그런데 '강경 자사고 폐지론자'인 김승환 전북교육감만 혼자서 80점으로 기준 점수를 더 높였다.

전북 상산고는 70점을 넘겼음에도 기준 점수를 80점으로 높이는 바람에 탈락했다. 학부모와 학교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다른 시도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얘기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전주가 지역구인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상산고 자립형 사립고 재지정 취소 발표와 관련, “전북 교육감의 재량권 남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 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에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하면서 다른 시도는 70점을 기준점수로 삼았는데 전라북도만 80점으로 했다. 다른 학교는 70점 겨우 넘어도 지정되는데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아서 취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좌파 교육감들이 자사고를 없애고 평준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상산고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모범적인 학교다. 그럼에도 0.39점 차이로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 이사장이 사재 462억원을 쾌척해 만든 학교다. 전국적 명문이기도 하다. 홍 이사장은 "전라북도가 자사고를 폐지해야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70점 가지고는 안 되겠으니 80점으로 올린 거 아니냐. 우리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상산고 죽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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