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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사태, 韓 촛불 혁명 닮아 간다
홍콩 시위 사태, 韓 촛불 혁명 닮아 간다
  • 오풍연
  • 승인 2019.06.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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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송환법’ 철폐 요구...결국 시진핑이 풀 수 밖에 없어

[오풍연 칼럼]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했다. 지금 홍콩이 그렇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와 이른바 ‘송환법’ 철폐를 요구한다. 아울러 행정장관의 하야도 요구하고 있다. 홍콩 정부와 중국 당국이 긴장할 만하다.

이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저항으로도 볼 수 있다. 16일 집회에는 더 많은 시민이 모였다. 주최측 추산 200만명이라고 한다. 홍콩 시민 30%가 거리로 몰려 나온 것.

이번 홍콩의 시위는 2016년 겨울 한국의 촛불 시위를 연상케 한다. 최순실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 시위는 촛불 혁명으로 번져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왔다. 당시 서울 시민들은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길바닥에 앉아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는 탄핵됐고,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그 심판자는 국민이었다.

검은 일요일이었다. 이날 홍콩은 검은 바다로 변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의 완전 철폐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하야를 요구하는 검은 옷이 물결을 이루었다. 집회 주최 측은 17일 자정을 넘기자 전날 시위에 200만 명 넘는 홍콩 시민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홍콩에서 벌어진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로 홍콩인 10명 중 3명이 거리로 뛰쳐나온 셈이다.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 9일 103만명(집회 주최 측 추산)이 모인 것을 기점으로 시위는 급물살을 타더니, 1989년 천안문 사건을 지지했던 홍콩 150만 시위 규모도 넘어선 것이다. 다만 경찰 측은 추산 시위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도 겁이 났을 게다. 적게 발표할 수도 없고. 홍콩 정부가 지난 15일 송환법 추진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시위대는 법안을 다시 추진할 수 없도록 완전한 철폐를 요구했다.

시위는 정오쯤 퉁러완 일대에 흰 리본을 가슴에 꽂고 흰색 국화를 든 검은 옷차림 시민들이 모여들면서 시작됐다. '상복' 시위라고 할까. 우리나라 시위 현장에서 종종 보던 장면이다. 홍콩 언론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생중계했다. 생중계 영상에는 전세계 네티즌들이 실시간 댓글을 달며 지지를 표시했다. 일부 시위대는 2014년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펼쳐 들고 행진했다.

시민들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악법 폐지” “린정(林鄭·캐리 람 행정장관의 성) 하야”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빅토리아공원을 출발해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 구간을 검게 물들였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레임덕에 직면했다.

홍콩 명보는 “캐리 람 행정부를 레임덕 정부”라고 규정하고 “성난 시민들이 내년 입법회 선거에서 행정 장관의 지지 기반인 친중파 의원에게 화풀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3년 홍콩 기본법 23조 국가보안법 규정이 철폐됐을 때 조기 사퇴한 둥젠화 전 행정장관의 재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람 장관은 홍콩의 박근혜가 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홍콩 사태도 결국 시진핑이 풀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 인민일보는 송환법을 지지했다. 홍콩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승리하라! 쟁취하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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