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시간이 없어서…”. 이런 핑계를 많이 댄다. 정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시간은 만들면 된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할까.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역시 “시간이 업다”다. 딱 정해진 시간에 못 갈 수는 있다. 그런 경우 다시 시간을 만들면 된다.
나의 시간 활용법을 소개한다. 나는 매일 새벽 1~2시쯤 일어난다.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남들보다 2~3시간은 적게 잘 것이다. 따라서 하루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많다. 그만큼 더 산다고 할까. 고등학교 동기들이 이런 말도 한다. “풍연이는 70세로 보면 돼”. 눈 뜨고 있는 시간이 자기네보다 많다는 뜻이다.
나는 아침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러다보니 낮 시간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보통 3시까지 아침 식사를 하고, 칼럼을 1~2개 쓴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도 한다. 이 시간에 페이스북 등 SNS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나는 13개의 SNS 계정을 갖고 있다. 다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있기에 여기저기 들여다 보고, 글도 올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조찬이다. 아침을 먹자고 하면 무조건 오케이다. 보통 7시쯤 식당에서 만난다. 1시간 30분~2시간 가량 얘기를 나눈다. 점심, 저녁보다 훨씬 여유가 있다. 아침 식사는 간단히 하기에 얘기할 시간이 더 많다. 나는 주로 점심 때 사람을 만난다. 저녁은 가급적 피하는 편이다. 저녁 마저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하면 아침을 하자고 한다. 아침에 따로 약속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새벽 문상도 많이 간다. 따라서 문상을 갈 시간이 없다고 하면 핑계로 들린다. 특히 발인하는 날 새벽에도 종종 들른다. 그 때 가면 모든 상주들을 볼 수 있어 좋다. 보통 사흘장을 치르기 때문에 첫째날이나 둘째날 못갈 수도 있다. 그런 때는 사흘째 발인하는 날 장례식장을 찾아간다. 한 지인이 이런 말도 했다. “그것(발인 날 문상)이 오풍연 스타일”이라고.
사람 사는 데 있어 만남은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제(12일) 만남을 복기해 본다. 하루 3개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언론계 후배와 아침 식사를 한 뒤 출근했다. 메디포럼 주주 두 분이 찾아왔다. 나에게 점심과 커피를 사주셨다. 이런 일도 처음이다. 두 분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둘다 금융계에 종사한다. 오후에는 30년 가까이 된 지인을 만났다.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대기업 사장까지 지내고 물러났다. 그 분은 이런 저런 봉사를 하고 지내신다. 오너 출신이 아니기에 고정 직업은 없다. 만 64세. 더 일을 할 수 있고, 능력도 있는데 나이 먹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찾지 않는단다. 서글픈 현실이다. 누구나 똑같다. 내 것을 하나쯤 만들면 좋다. 내가 오풍연닷컴을 만들 듯이.
앞으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말자. 시간이 없으면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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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