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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스스로 뒤집은 靑 경제 진단
대통령 발언 스스로 뒤집은 靑 경제 진단
  • 오풍연
  • 승인 2019.06.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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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윤종원 경제수석이 고개 숙여...한 달만에 현실을 직시한 셈

[오풍연 칼럼] 청와대가 스스로 문재인 대통령 말을 뒤집었다. 딱 한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괜찮다고 했다. 다들 아니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결국 윤종원 경제수석이 고개를 숙였다. 경제하방 위험이 크다고 했다. 나처럼 비전문가도 예상했던 일을 마지못해 인정하는 모양새다. 특히 대통령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솔직해야 한다. 내가 우려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참모들도 마찬가지.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대통령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을 엉뚱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난 번 발언은 현실과 거리감이 멀었다. 어려우면 어렵다고 하고,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호소하는 게 순리다. 현재 청와대 참모진은 너무 약하다. 경제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이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수석도 기대이하다. 아무리 얘기해도 소 귀에 경읽기다.

윤 수석은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하방(下放)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통상마찰이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백본(backbone) 경쟁과 결부돼 조금 더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윤 수석은 "이런 세계 경제의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확장적 재정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중 통상 마찰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 무선통신, 자동차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여건이 한층 불투명해진 탓이다.

윤 수석은 “경제 활력 회복에 정책 최우선 순위를 둘 생각”이라며 “성장 활력을 회복하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통과가 절실하다. 추경이 조기에 추진돼야 경기가 나아지고 일자리가 1만~2만개 창출될 수 있는데 추경이 안 되면 그런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 간담회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윤 수석은 고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고용 증가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일자리 핵심계층인 30∼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고용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하지만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작아지는 등 노동시장 내에서의 양극화 현상은 나름대로 시정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고 할까.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방송과의 특집 대담에서 “우리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었다. 그 때 모두 의아해 했다. 대통령만 딴소리를 한다고 여겼다. 이 같은 경제낙관론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만에 현실을 직시한 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경제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런 다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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