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수사의 칼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바이오 사기회계혐의로 불법승계의혹을 사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공정당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강력한 재벌개혁을 추진했으나 그동안 재벌개혁이 대폭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야할 삼성이 개선은 커녕 오히려 회계사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조작해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재벌개혁에 '역주행'을 하는 것을 지적하는 발언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김 위원장은 20일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 분식회계를 통해, 즉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한 의혹을 사고 있는 승계문제와 관련,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을 지켜보며 삼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로 어떤 새로운 사업을 만들 것인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이상 시민운동을 하면서 지켜보니 법률적 위험 관리에만 매몰된 그룹은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고, 거기에만 머무르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었다"며 "최고 의사 결정자가 지배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텔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는 자서전에서 '성공은 자만을 낳고, 자만은 실패를 낳는다'라고 했다"며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 것은 결국 이 부회장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과 관련, "재벌의 구조적 요인에 대해 근본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무조건 실패한다. 하나의 조치로 세상을 바꿀 순 없기 때문"이라며 "100점짜리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30점짜리 3개의 수단을 합해서 90점의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는데, 이 3개의 수단이 엄정한 법 집행과 재벌의 자발적 개선 유도, 법제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벌개혁의 의지가 후퇴했다는 일부 진보진영의 주장에 대해서는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는 흔들림 없지만 그 방법은 과거가 아닌 지금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진보진영이 과거의 기억에 너무 머물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