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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생명은 신뢰성과 타당성
여론조사의 생명은 신뢰성과 타당성
  • 오풍연
  • 승인 2019.05.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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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그냥 믿으라고 하면 안 돼

[오풍연 칼럼] 여론조사의 생명은 신뢰도다. 만약 신뢰도가 떨어지면 그것을 누가 믿겠는가. 지금 리얼미터가 그런 상황이다. 1주일만에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자기네도 쑥스러웠을 것 같다. 스스로 신뢰도에 의문을 갖지 않았을 까도 싶다. 물론 하루 아침에 여론이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13∼15일 전국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주간 집계 지지율보다 4.6%포인트 오른 43.3%, 한국당 지지율은 4.1%포인트 내린 30.2%로 각각 집계됐다.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전인 9일(목요일) 주중 집계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최소치인 1.6%포인트까지 축소됐으나, 이번 주 다시 13.1%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 당시 민주당은 36.4%, 한국당은 34.8%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리얼미터 측은 “민주당 지지율이 지난 8일 이후 조사일 기준 닷새 연속 상승했고, 한국당 지지율이 같은 기간 내리 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혐오표현 논란, '5·18 망언' 징계 무산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당시 사살 명령 의혹으로 증폭된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논란 등이 한국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것. 그렇더라도 너무 격차가 벌어져 의아했다.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렸다. 표본조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리얼미터의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응답자 1502명 중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3.3%인 800명이나 됐다. 홍준표 후보는 195명(13.0%), 안철수 후보는 175명(11.7%), 유승민 후보는 84명(5.6%), 심상정 후보는 63명(4.2%)였다. 그외 기권이 110명(7.3%), 모름·무응답이 41명(2.7%)이었다.

이는 지난 대선 때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분모에 기권자도 포함한 수치)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체유권자 4247만9710명 가운데 1342만3800표(31.6%)를 얻었다. 이를 이번 조사에 대입하면 조사대상 1502명중 문 대통령 투표자는 475명이지만, 리얼미터 조사에선 800명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샘플이 틀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온 셈이다.

반대로 이 조사에서 홍준표·안철수 후보 투표층은 실제보다 적었다. 홍 후보는 대선 때 785만2849표를 얻어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 18.5%였다. 리얼미터 조사대상 1502중 278명에 해당한다. 이번 조사에서 홍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는 195명(13.0%)에 불과했다. 안 후보도 699만8342표로 득표율 16.5%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502명중 175명(11.7%)만 투표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기관은 이런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야 조사의 왜곡을 피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엉터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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