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50년 가까이 국유지에 별장을 지어 무단으로 점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측은 무단점유 사실이 적발된 이후에도 15년 동안 변상금만 내고 있어 재벌총수가 푼돈만 내고 국유지를 사유지처럼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8일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에 2만8718㎡ 규모의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 '신격호 별장'이라 불리는 이 건물은 지난 1970년대에 지어졌다. 삼동면 둔기리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69년 대암댐 조성으로 고양이 수몰되자 댐 바로 앞 부지에 별장을 지었다.
문제는 별장부지 대부분이 신 명예회장 소유가 아니라 국유지라는 사실이다. 별장 경계선 안에 있는 국유지는 8필지 2만2718㎡ 규모다. 이 부지의 소유주는 환경부고 대암댐 관련 사무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사유지는 4필지 6000㎡가량으로 국유지가 훨씬 많다. 이 땅은 신 명예회장의 모친인 고 박대방여사가 1971~1972년에 사들여 1980년에 등기를 했다. 이후 박여사는 1999년 손자인 신동주 신동빈 형제에게 유증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땅위에 들어선 단독주택과 창고 등 별장건물의 소유주는 모든 신동빈회장이다.
신 명예회장의 별장이 국유지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8년 지적경계를 측량하면서 롯데별장 대부분이 국유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국유재산법 위반이라고 롯데 측에 공지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 측이 원상복구하지 않아 수자원공사는 5년간 소급해 변상금을 부과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변상금을 매기고 있다. 변상금은 공시지가를 적용한 점용료의 1.2배 수준으로 지난해 변상금은 6025만원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방자치단체처럼 행정대집행 같은 권한이 없어 원상복구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국유지가 대암댐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변상금만 부과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롯데별장의 국유재산법 위반에 대해서는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환경부와 추가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현재 해당 국유지를 별장 측에서 전혀 이용하고 있지 않고 시설물이 설치된 것도 없다"며 "과태료 부분 등에 대해 수자원공사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