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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이웅열 회장,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평가했었는데
코오롱 이웅열 회장,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평가했었는데
  • 오풍연
  • 승인 2019.04.2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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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무려 410억원이나 받아...평생 역작인 인보사 문제로 신뢰마저 잃어

[오풍연 칼럼] 이웅열 전 코오롱 그룹 회장이 몇 달 전 퇴장했을 때 오풍연 칼럼을 통해 평가한 바 있다.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그러나 그 같은 평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퇴장이 아니었다. 퇴직금을 무려 410억원이나 받았다고 한다. 다른 국내 임원들보다 평균 3배나 많다고 하니,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코오롱은 인보사 문제로 신뢰도 잃었다. 인보사는 이웅열이 평생의 역작이라고 자랑했던 것. 책임이 아주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퇴직금은 두둑이 챙겼다.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볼 사람은 없을 듯하다. 오히려 실망을 안겨 주었다. 퇴직금을 반환해야 마땅할 것 같기도 하다. 이웅열이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이웅열은 지난해 5개사(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벌·코오롱글로텍)에서 455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90%가 넘는 돈(410억4000만원)이 퇴직금이었다. 또 코오롱베니트에서도 별도로 퇴직금을 받았지만, 금액은 확인할 수 없다. 코오롱베니트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웅열의 셈법을 보자. 임원·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사람의 퇴직금과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많았다. 예컨대 이웅열에게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퇴직금으로 지급한 돈은 178억1008만원이다. 그런데 같은 날 퇴직한 안태환 코오롱인더스트리 전 대표는 퇴직금으로 9억7122만원을 받았다. 같은 회사에서 똑같이 대표이사로 재직했는데, 안 전 대표의 퇴직금 규모는 이웅열의 5.5%에 불과하다. 역시 같은 회사에서 같은 기간 퇴직한 2인의 부사장(박한용·최영무)도 퇴직금 규모는 비슷했다(8억3325만~10억7637만원).

이웅열이 어떻게 이처럼 큰 돈을 퇴직금으로 챙길 수 있었을까. 딱히 규정이 없는 까닭이다. 기업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로 지급할 금액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근로자의 법정퇴직금이 법으로 보호하는 강제규정인 것과 달리, 임원의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임원과 사측은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정관에 따라 퇴직금 지급 방식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웅열은 회사 돈을 자기가 가져간 셈이다.

재벌들의 퇴직금을 오래 연구한 전문가는 “재벌이 천문학적 금액의 퇴직금을 받는 양태는 국내에서 종종 논란을 불러일으킨다”면서 “특정 직위에 오르기만 하면 막대한 퇴직금을 지급하기보다는, 퇴직금 대신 실적과 연동하는 성과를 거둔 임원에게 이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퇴직금에서도 이웅열>정주영>구본무 순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17억원, 구본무 LG 회장 201억3600만원이었다. 코오롱은 현대나 LG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다. 이웅열의 욕심이 과했다고 할까. 아름다운 퇴장이 무너진 순간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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