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권 출신의, 자기 정책 지지 인사들을 잇달아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 후보로 올리자 시장도 연준의 ‘정치화’에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후보로 내세운 허먼 케인(74), 스티븐 무어(59)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게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지해온 데다가 현재 연준 정책을 비난해온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의 거수기로서 미국 통화정책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을 향한 압박이 금리인하 요구를 넘어 아예 ‘자기 사람 심기’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과거 캔자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냈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적도 있는 허먼 케인을 연준 이사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에도 자신의 대선캠프에서 경제분야 조언가로 활동한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를 연준 이사로 지명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연준 이사회의 공석이 2개여서, 두 지명자가 모두 연준 이사가 되면 이사회 공석을 모두 채우게 된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 지명에 이어 상원의 인준을 받아 선임되지만 취임 후에는 중립성을 지니는 중앙은행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이미 이번 지명 예고를 두고 ‘정치적인’ 지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무어와 케인은 한때 매파(금리인상 중시 성향)였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조해 느슨한 통화정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이사회 멤버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트럼프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의장직에 오른 제롬 파월, 2017년 지명된 랜달 퀄스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2018년 지명된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ㆍ미셸 보우먼 이사 등은 모두 정치 경력이 거의 없고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은 사례다. 이들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압박에도 지난해 꿋꿋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관측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지명 의사를 밝힌 새 이사 후보들의 면면은, 연준이 자기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자 아예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연준 이사회에 앉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구조상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5명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무어와 케인이 모두 연준 이사가 되어도 12명의 멤버 가운데 2명 정도로는 연준의 정책을 좌지우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