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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수익률' 퇴직연금, 필요하나?…노후준비는 어떻게
'마이너스 수익률' 퇴직연금, 필요하나?…노후준비는 어떻게
  • 채성수 기자
  • 승인 2019.04.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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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안정운용으로 올해도 저조한 수익률 전망…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되도록 대책마련 시급

[금융소비지뉴스 채성수 기자] 노후준비 퇴직연금이 190조원이나 쌓였으나 지난해 금융회사들이 운용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여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이 돈을 은행예금으로 맡기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점에서 퇴직연금이 금융회사만 좋을 일을 시키고 노후자금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기능은 거의 마비상태라는 점에서 ‘있으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자료를 보면 적립금은 190조원으로 13% 늘어났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1%로 전년보다 0.87%포인트 하락해 정기예금 금리인 연 1.99%의 절반 수준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5%보다 낮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56%로 전년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연 1.99%)보다 못했다.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은 2017년 대비 10.4% 하락, 마이너스 3.82%를 나타냈다.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이 17.3% 급락한 게 연금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올해도 퇴직연금수익률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평균 운용수익률 전망이 2%선으로 한국은행의 물가상승율 전망 2.3%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정도 수익률은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은 높은 수익률은 실현하기가 어렵다. 자금운용 구조를 살펴보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90% 이상이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금과 보험 등의 상품에 들어가 운용되고 있다. 즉 노후를 보장하는 퇴직연금이다 보니 금융사들은 안전자산 위주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선호하는 경향을 띤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2%대까지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으로 저 수익률이 불가피할 전망이 나오면서 퇴직연금이 과연 필요한 제도인가에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 수익률은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무용론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금융사들이 규모에 비해 극단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추가하는 한 수익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퇴직연금의 90% 이상이 예금 같은 원금 보장형에 들어가 있고, 실적배당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5%도 되지 않았다.

금융사들은 안정성을 1순위로 보는 직장인들의 성향에 맞추어 기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이 주된 요인이지만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비중울 40%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도 한 몫했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자산이 1000만 원인 직장인의 경우 위험 자산 비중이 400만 원이하로 제한되고, 운용 성과가 좋아서 위험 자산 비중이 500만원이 됐을 경우, 100만원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위험 자산으로 수익을 낼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는 예기다.

몇몇 선진국에서는 위험자산비중이 우리보다 높다. 기금의 안정운용 면에서 정평이 나 있는 노르웨이는 퇴직연금운용에서 전체 운용자산의 60%를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고, 호주의 경우에도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를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넘는 수준이다.

물론 손해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운용노하우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지나치게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 폴리오를 운용하고 있어 저수익률이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우리의 퇴직연금의 역사가 일천한 탓도 있지만 마이너스수익률까지 기록돼 퇴직연금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고 보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할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일부는 원론적인 예기지만 사회 초년병일수록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상품 설계와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당국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선 1년만기 퇴직연금 상품을 만기가 도래해 재예치를 할 때 퇴직연금 가입자의 별도지시가 없더라도 자동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으로 갈아타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퇴직연금 수수료도 투명하게 공시되도록 비교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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