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대한민국 금융경쟁력... 쑥쑥 올리려면 어떻게?
뚝뚝 떨어지는 대한민국 금융경쟁력... 쑥쑥 올리려면 어떻게?
  • 권의종
  • 승인 2019.03.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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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외면 비즈니스가 성공할 리 만무... 금융도 앞서 가려면 고객 편의성에서 해법 찾아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서울의 국제금융경쟁력이 곤두박질이다. 2015년 9월 6위에서 3년6개월 만에 36위로 추락했다. 영국계 컨설팅그룹 지옌(Z/Yen)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 나타난 올 3월 기준 순위다. 33위였던 작년 9월보다도 3단계나 떨어졌다. GFCI는 세계 주요도시의 금융경쟁력을 측정하는 지수다. 1위는 뉴욕이고 런던이 2위다. 3위는 홍콩, 4위는 싱가포르, 5위는 상하이, 6위는 도쿄다.

서울도 2015년 9월 조사에서는 6위에 오른 적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금융중심지 육성정책을 강력히 펼치고, 인프라 구축과 외국인 거주 투자환경 개선에 심혈을 기울인 성과였다. 그게 끝이었다. 그 후로는 줄곧 미끄러져 날개 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31위), 대만 타이페이(34위)에 비해서도 뒤처지는 성적이다. 제2금융중심지로 조성된 부산의 순위는 더 형편없다. 46위다.

한국 금융경쟁력의 뒷걸음질에 대한 해석은 두 갈레다. 하나는 ‘금융허브 쪼개기’에 혐의를 둔다. 금융허브의 사안을 경쟁력 강화는커녕 지역 균형발전의 접근으로 경쟁력을 퇴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금융허브 위상도 다지지 못하면서 부산을 제2금융중심지로 지정, 정책역량과 금융인프라를 분산시킨 결과라는 혹평이다. 서울의 금융허브 순위가 추락한 시점이 금융공기업의 지방이전이 본격화된 2015년부터라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근자에 와서 정치권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마저 산견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대로 전라북도가 제3 금융중심지로 추가 지정될 경우 기존 금융중심지의 경쟁력은 동반 추락할 게 뻔하다. 다 같이 망하자는 얘기나 진배없다. 그 경우 대한민국에서의 금융허브는 이룰 수 없는 꿈에 그치고 말 것이다.

곤두박질 서울 국제금융 경쟁력...“경쟁력 강화는 커녕 균형발전으로 접근, 되레 후퇴

다른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금융경쟁력 하락의 주범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 힘든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이 한국의 국제금융경쟁력을 좀먹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내 주식은 매도할 경우 0.3%의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해외주식은 양도소득에 대해 22%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펀드를 구성할 때 한국 주식을 60% 이상을 편입해야 하는 의무조항도 있다.

경직된 규제로 인해 유수의 국제금융사들이 한국을 등지고 있다. 홍콩이 글로벌 금융기지로 성장한 것도 금융 관련 세금이 없는 점에 기인한바 컸다. 세금을 안내는 만큼 고객에게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고, 금융상품 경쟁력 제고시킬 수 있었다. 앞의 두 주장은 내용면에서는 상이하나 실제로 지향하는 바는 동일하다. 공히 ‘고객 편의성’이라는 공통분모를 품고 있다.

선진 각국은 자국의 금융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금융허브 조성, 금융 신산업 지원 등 무한경쟁을 불사하는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의 금융허브 싸움이 특히 볼만하다. 일본 도쿄는 2020년까지 외국 금융사 40개를 추가 유치하기 위해 해외 고급인력의 체류자격 완화, 금융특구 지정, 법인세 인하에 발 벗고 나섰다.

국유 은행을 세계 1∼4위의 초대형 은행으로 길러낸 중국의 노력도 유별나다. 기존의 홍콩 외에도 상하이(5위), 베이징(9위), 선전(14위), 광저우(24위), 칭다오(29위) 등을 금융중심지로 키워낸 저력이 부러울 정도다. 금융인프라 혁신을 목표로 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선진국, 금융 편의성 제고 총력전...금융회사 집적도 높이고, 시장참여자 규제 낮춰야

금융 자유화, 낮은 세금, 국제 무역항의 강점을 지닌 싱가포르라고 손 놓고 가만있을 리 없다. 글로벌 금융허브의 기능 강화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핀테크 산업을 지원하고 혁신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 파이낸셜 센터’를 구축하는 등 아시아 금융허브의 위상을 수성하려는 노력이 다부지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 싸움은 더 치열하다. 브렉시트로 주춤할 수있는 런던의 금융주도권을 뺏으려는 시도가 필사적이다. 프랑스는 파리를 유럽의 금융수도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금융회사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금융 고소득자에 대한 누진세 폐지를 단행했다. ‘파리를 선택하라’는 주제로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2021년까지 파리 서부 외곽인 라데팡스 지역에 초고층 건물을 신축, 신(新) 금융지구를 조성할 복안이다.

독일은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금융허브 선점을 위해 노동법까지 손질했다. 해고를 어렵게 하는 독일 노동법에서 금융회사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스위스는 가상통화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2013년부터 추크시에 조성한 가상통화도시 크립토밸리에는 130개국 170여 개의 블록체인 기업이 입주했다. 영국 런던이라고 5백여 년에 걸쳐 다진 탄탄한 금융중심지의 위상을 순순히 내놓을 리 없다.

고객을 외면한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금융도 남보다 앞서 가려면 고객 편의성에서 해법을 구해야 한다. 접근성 용이하고 업무하기 편리한 시장 친화적 여건을 마련하는 게 핵심 관건이다. 국토가 넓지 않고 위치 면에서 유리하지 못한 한국 형편에서는 금융회사의 집적도를 높이고 시장참여자에 대한 규제를 낮추는 게 상책이다. 뭉쳐야 살고 편리해야 모인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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