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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또 폭발사고로 3명 사망...안전시스템 고장났나?
한화 대전공장 또 폭발사고로 3명 사망...안전시스템 고장났나?
  • 손진주 기자
  • 승인 2019.02.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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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7명 사망이라니"..."말로만 안전 외칠 뿐 사람 죽어나가는데도 '무책이 상책' 꼴"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채성수 기자] 지난해 폭발사고로 4명의 사망자가 난 한화 대전공장에서 14일 또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로켓추진재와 관련한 폭발사고로 추정되면서 한화그룹의 안전불감증이 또 참변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의 총체적인 안전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 해 5월에도 같은 사고로 현장에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병원치료를 받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1년 사이에 모두 7명이 참변을 당한 것이다.

14일 오전 8시 42분쯤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70동에서 폭발사고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소방당국은 이 불로 근로자로 보이는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전면 작업중지 명령...경찰, 합동수사본부 꾸려 폭발사고 원인규명 나서

이에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작업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고, 경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폭발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한 즉시 소방차 40여대를 동원해 오전 9시 27분쯤 진화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자운대 주민이 먼 곳에서 폭발음과 검은 연기를 보고 신고했다”며 “로켓추진재 처리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추진기관 관련 문제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다만, 해당 사업장이 방위산업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보안시설이라 공정 상세내용 공개 범위도 파악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화 대전공장은 고폭화약과 로켓 추진체를 생산하는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은 특정 직원만 출입이 허용된 차단구역으로 알려졌다. 대전공장은 한화 방산의 전국 4개 사업장 중 하나로 주로 로켓을 비롯한 유도무기 체계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선 앞서 지난해 5월 폭발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 현장은 화약 등을 취급해 폭발 위험이 높아서 일반 직원의 출입도 제한된 곳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한전 및 가스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5년 7월 폐수처리장 인근서 폭발사고로 직원 6명이 숨지기도...안전 및 내부통제력 문제 

㈜한화 외에도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지난해 5월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 사고로 27명이 가스를 흡입해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해당 사고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 액화 염소를 옮기는 호스 외부를 감싸고 있던 스테인리스 재질의 보호장치(브레이드)가 부식으로 손상 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장에서는 2015년 7월 폐수처리장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직원 6명이 숨진 적도 있다. 이 때도 고용노동부가 안전‧보건진단과 함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폐수처리장 안전난간 설치 부실, 천정 크레인 후크 해지장치 설치 불량 등 각종 안전관리 소홀 혐의를 확인했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처럼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빈발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안전문제 및 내부통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 대전공장의 사망자들이 대부분 20-30대 젊은 노동자들로 결과적으로 ‘죽음의 외주화’ 공장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한화그룹은 말로만 안전을 외칠 뿐 그룹 차원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화그룹, 1977년 이리역 대형 폭발사고로 사망자 59명, 중상자 185명, 경상자 1,158명 발생

한편 ㈜한화 대전공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추진체 생산시설이던 곳을 한화가 1987년 인수했다. ㈜한화는 1952년 설립된 한화그룹의 모태다.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해 유도무기부터 우주 사업까지 국산 무기를 만들고 있다.

서울 본사 외 대전·구미·여수·보은 등 공4곳에 사업장이 있는데 대전에서는 유도무기를 만들고 있다. 대전에서 생산되는 대표 제품은 230㎜ 다연장 로켓 천무다.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천무 다연장로켓체계는 지금까지 기존의 육군 다연장로켓(MLRS)보다 정확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시킨 무기체계로 평가받는다.

지난 1977년에는 김종희 회장(김승연 회장의 부친)이 이끌었던 '한국화학'('한화'의 전신)이 생산했던 폭발물이 열차 이송 중 이리역에서 폭발하면서 사망자 59명, 중상자 185명, 경상자 1,158명을 낳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김종희 회장은 사고 즉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재를 털어 피해 복구와 이재민 구제에 나섰다.

이번 폭발 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한화는 입장문을 내고 “사고 발생 즉시 현장 대응팀을 꾸려 관련 기관 등과 함께 사고 수습과 원인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는 현장 대응팀을 구성, 사고 수습 및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홍보팀 김경일 팀장은 "현재 상황에서 사고원인 파악이 우선이다. 자체적인 노력 외에도 국과수 등 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원인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승연 그룹회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대전사업장은 같은 계열사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회사다. 김승연 회장은 현재 본사에서 특별히 맡고 있는 직책이 없다. 따라서 경영에 관련이 없다. 회사의 자체 사고로 처리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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