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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모럴해저드 심각…낙하산 논란 김낙순 회장의 '경영한계'
마사회 모럴해저드 심각…낙하산 논란 김낙순 회장의 '경영한계'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2.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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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 직원 허위 출근후 무더기 해외여행…앱 바꿔 마권 한도이상 살수 있도록 해 '사행성'조장도
▲김낙순 회장이 지난해 8월 '국민을 향해, 말과 함께!'라는 새로운 경영슬로건을 발표하고 있다.
▲김낙순 회장이 지난해 8월 '국민을 향해, 말과 함께!'라는 새로운 경영슬로건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이다.  마사회 직원들이 허위 출근 등록 후 해외여행을 하고 마사회가 모바일 앱의 설정을 바꿔가며 한 경주 당 1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는 마권 구매 상한제를 어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행성을 조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낙하산논란을 빚은바 있는  김낙순 회장의 경영혁신 다짐이 공염불이 되고 있다. 그는 아직도 취임초 복마전의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했지만 모럴해저드는 바로 잡힐 조짐을 보이지 않고 복마전의 오명은 그대로 남아  전문성부족에 의한 낙하산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감사원에 따르면 마사회에서 근무하는 경마지원직 직원 41명은 지난 2017년, 수차례에 걸쳐 정상 출근한 것처럼 허위로 출근등록을 한 후 해외로 출국했는데도 회사는 이들이 정상 출근한 것으로 보고 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회의 출근 등록시스템은 쉬워  이들은 동료 직원에게 출근등록 시 필요한 자신의 사번과 비밀번호를 사전에 알려준 후 대리로 출근등록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회 경마지원직 직원은 근무일이 각자 다르고 근무 장소도 자주 변동돼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허위출근등록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경마지원직 직원 A씨의 경우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3차례에 걸쳐 총 12일 간 해외로 출국했지만 마사회는 이를 정상 출근으로 인정해 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마사회의 허술한 출근등록시스템으로 허위 출근등록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A씨의 경우 이 같은 수법으로 2017년 한 해에만 3차례에 걸쳐 총 12일 간 해외로 출국했지만 마사회는 이를 정상 출근으로 인정해 인건비를 지급했다. A씨 뿐만아니라 직원 41명이 허위출근등록을 했는데도 회사는 이 기간 이들에게 60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허위로 출근등록 후 해외로 출국하지 않은 직원까지 포함하면 부당하게 지급된 인건비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마사회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2017년도 법무부 출입국관리 자료’를 통해 허위출근보고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31일 A씨 등 41명에게 부당하게 지급된 인건비 회수와 지문 인증 시스템 사용 등 근태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허위 출근보고를 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시간제경마직 인사관리규정’ 등에 따라 적정한 신분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허위 출근등록은 징계대상이다. ‘마사회 경마지원직 근태관리지침’에 따르면 경마지원직은 발매소장 등 운영부서별 운영원 입회하에 출근등록 하도록 돼 있고 대리출근이나 허위출근등록 사실이 적발될 때는 징계 조치된다.

마사회 측은  지적 사항은 모두 사실로 앞으로 이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근 체크에 지문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근태 등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의 모럴해저드는 한도를 초과해 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데서도 드러난다. 마사회는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앱을 교묘하게 바꾸어 사행심을 조장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 감사결과 한국마사회가 모바일 앱의 설정을 바꿔가며 한 경주 당 1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는 마권 구매 상한제를 어길 수 있도록 해오다 적발됐다.

마사회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모바일 베팅 활성화를 이유로 본인 인증 절차 없이 일일계좌를 발급받아 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9월에는 다수의 일일계좌 사용시 구매상한을 초과한 마권 구매가 가능함을 알고도 다수의 계좌를 등록·선택해 구매하는 기능까지 추가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1월 일요일 경주가 있는 4일 동안 5개 장외발매소가 대여한 태블릿PC를 통해 마권 구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1만4577개 경주 중 다수계좌 개설 후 구매상한을 초과한 경주는 346개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마사회는 과도한 경마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권 구매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어 앱을 통한 마권 구매 시에도 상한액이 지켜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마사회 회장에게 모바일 앱 운영 방식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마사회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나면서  낙하산 논란을 빚으며 지난해 1월 마사회 수장에 오른김 회장의 경영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은 정치권에 오랜동안 몸 담아 와 공기업 경영이나 말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탓인지 복마전 마사회의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초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허술한 내부 관리 시스템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는 물론 수익성 하락까지 이어져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의 방만경영이 지속되는 한 건전한 한국마사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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