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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사상 최대실적에도 정규직 전환 노동자는 '찬밥'
SK브로드밴드, 사상 최대실적에도 정규직 전환 노동자는 '찬밥'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2.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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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호조로 영업이익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1756억…일부 자회사 정규직 임금은 되레 줄어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었으나 이런 화려한 실적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한  5200여명에 이르는 정규직 전환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는 여전히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7일 SK브로드밴드 노조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매출은 3조25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고 영업이익은 1756억 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는 통신보다는  IPTV등 비통신 분야의 약진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지난해  IPTV 매출은 1조2906억원으로 25.8% 늘었고 같은 해 4분기 매출(374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9.1% 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IPTV 가입자 수는 472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9.8% 늘었다.

‘옥수수’ 가입자 수도 국내 OTT(기존 통신 및 방송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중 1위인 973만 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이용자당 시청 시간은 487분으로 29.5%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옥수수 매출에서 유료 콘텐츠 판매가 52.5%를 차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용 요금이나 광고 수입보다 고객들이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구매에 쓰는 돈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협력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문제를 놓고 노사대립을 거듭해오다 지난 2017년 자회사 설립을 통해 52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SK브로드밴드는 이같은 호실적에도 이들의 처우개선은 외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여론에 밀려 인터넷설치 기사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원청의 정규직수준에 버금가는 처우개선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 협력사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한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의 임직원들이 지난 2017년 7월 출범식을 갖고 있다.
▲ 협력사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한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의 임직원들이 지난 2017년 7월 출범식을 갖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보면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IPTV 설치와 수리를 맡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세우고 103개 협력업체 노동자 5200여명을 채용했지만 이들은 자신이 정규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0명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들은 무늬는 정규직이지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에서 자신이 정규직의 대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아직도 비정규직에 머물러 있다고 인식하는 주요이유는 임금수준과 노동, 고용조건이 기대한 만큼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 정규직 전환자들의 56.4%는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은 아직도 비정규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홈앤서비스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노동시간, 근무일수 등 근무 여건은 정규직 전환 이전에 비해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월 평균 임금은 오히려 평균 33만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전환 전후 월 평균 271만1천 원에서 237만7천 원으로 12%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자회사 정규직 전환 이후 임금 체계 개편에 따른 것으로, 현재 SK브로드밴드 노사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정규직 전환 이후 원청인 SK브로드밴드 관리자에게 업무 지시를 받는다는 응답이 35.6%로, 전환 이전(40.0%)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아, 협력업체 근무 때와 큰 변화를 못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임금 수준'에 불만이란 응답이 80.4%로 가장 높았고, 만족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이밖에 복지후생과 인사관리에 대한 불만도 각각 60%를 넘었고 만족한다는 응답은 각각 5.6%, 3.6%에 그쳤다. 다만 고용 안정이나 노동시간, 노동 강도 만족도는 '보통'이란 응답이 많았다.

그런데도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의 처우개선노력은 기울이지 않아 노조와의 갈등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직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에도 임금개선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근로자들이 직접고용에 건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면서 노사대립은 지속되고 있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설치수리노동자들은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에서 장시간 노동, 낮은 수수료, 고용 불안, 판매 강요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지만 자회사 전환 등으로 차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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