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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유한양행 왜 이러나?...故 유일한 경영철학 잊은 이정희 사장
'사회적 기업' 유한양행 왜 이러나?...故 유일한 경영철학 잊은 이정희 사장
  • 김영준기자
  • 승인 2018.11.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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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책임 강조하면서 기부금은 한미약품의 10분의1도 안 돼…가격차 노린부동산투자는 업계 최고 수준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금융소비자 뉴스 김영준기자]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유한양행이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철학과는 딴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창업이념과는 반대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은 각종 경영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유한재단에 지난 10년동안 한푼도 기부를 하지 않은데다 연간 기부금도 경쟁사의 10% 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개발보다는 '남의 약' 늘리기에 주력하는가 하면 본업과는 상관없는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016년 10억5000만원, 2017년 6억20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이는 각각 영업이익의 1.1%, 0.7%에 불과한 수준이다.

유한양행의 기부금 규모는 제약업계에서 하위권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55억7000만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영업이익 비중은 6.2%로 유한양행을 압도한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68억5000만원으로 유한양행의 11배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의 8.3%를 기부금으로 냈다.

지난 10년새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은 6450억원에서 1조398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으나 유한재단에 낸 기부금은 한푼도 없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의 지분 15.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일한 박사의 유언으로 전 재산을 재단에 출연했으며 자손들에게는 지분을 상속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지난 1926년 식민지 민족의 현실을 직면한 유일한 박사가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설립했다. 유한양행 기업이념의 중심에는 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한 사회복지 증진이 자리잡고 있다.

재단의 고유목적사업비는 유한양행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90% 규모에서 정해진다.
장학, 학술 등 고유목적사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유한양행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재원으로 삼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분에 대한 배당을 유한재단에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기부를 하고 있지 않다"며 "창업주의 뜻을 받들어 재단을 통해 장학, 사회복지사업 등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액 상반기 1079억원으로 업계 1위

유한양행은 본업과는 상관없는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부동산 투자 규모는 1079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를 차지했다.
주요 제약회사의 올 상반기 부동산 투자 규모는 △대웅제약 937억원 △종근당 214억원 △GC녹십자 82억원 △셀트리온 60억원 △한미약품 11억원△광동제약 8억원이다. 

유한양행의 보유부동산은 서울 동작구 신사옥과 서울 서대문구 구사옥 일부다. 신사옥은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다.
유한양행이 직접 사용하는 공간을 제외한 유휴 공간은 임대를 주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동작지사, 에쓰씨지솔루션즈, 한국씨티은행, 동작구청, 신한은행, KT등이 입주해있다. 구사옥은 일부를 웨딩홀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신사옥 임대는 남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기준 임대수익은 19억3000만원으로 회사 매출의 0.27%에 불과하다.

'남의 약'은 늘리고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 

유한양행은 연구개발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년 낮아지는 반면 다른 제약사의 상품을 단순 유통하는 상품매출 비중은 높아졌다.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 국민의 건강과 행복증진 등에 기여하는 것은 유한양행의 가장 중요한 기업 이념'이라는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유한양행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말에는 7.1%, 올 1분기에는 6.9%를 기록했다.

국내 5대 제약회사의 매출 대비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 평균 10.1%, 1분기에는 10.6%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이정희 사장 선임연도인 2015년 726억원(6.4%), 2016년 865억원(6.5%), 2017년 1037억원(7.1%)를 기록했다. 매년 소폭 증가하고는 있지만 업계 평균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의 매출은 2017년 1조4622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 비중은 상위 5개사 중에서 4위에 그쳐 '업계 1위'라는 이름을 무색케했다.
GC녹십자는 2017년 연구개발비로  매출 1조2879억원 중 116억원을 투자해서 연구개발비 비중이 10.6%였으며 대웅제약은 매출 9603억원 중 1143억원으로 13.2%, 한미약품은 매출 9166억원 중 1706억원으로 18.6%를 차지했다.

연구개발투자에는 인색한 유한양행은 상품 매출에 대한 의존도는 높았다.
상품매출은 외국계 제약사가 만든 약을 도입해 판매한 비율로, 일명 '남의 약'을 팔아 얻은 수익이다.
올 1분기 유한양행의 상품매출은 1990억원으로 매출의 58.6%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상위 5개사 중에서 두번째로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은 54.5%로 광동제약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유한킴벌리는 잇단 추문으로 '유한정신'에 먹칠

유한양행의 관계사인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 파문에 이어 대리점 갑질, 입찰담합 등으로 '유한정신'에 먹칠을 하고 있다.
최근 드러난 잇단 추문으로 인해 유한킴벌리는 당분간 부도덕한 기업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 유한양행과 글로벌 위생제지 업체인 킴벌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유한킴벌리가 '유한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규복사장이 취임한 지난 2010년이후다.

유한킴벌리는 2010년부터 3년마다 독점 지위를 남용한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 지난 2016년 6월에는 대리점에서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갑질을 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9월에는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등 유해성 논란에 휩싸여 국내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기업으로서 양심적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유한양행 기업 이념과는 동떨어진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이 유한킴벌리의 과거 기업 이미지를 모두 깎아 먹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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