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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일자리, 기업의 활기찬 투자 확대 통해 창출해야
양질의 일자리, 기업의 활기찬 투자 확대 통해 창출해야
  • 권의종
  • 승인 2018.10.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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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허리' 30~40대 취업자 수 감소 뼈 아파...한국경제 반전 드라마 얼마든지 가능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예상은 했지만 결과는 충격이다. 고용시장 상황이 엄중하다. 지표가 좋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4만500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매월 평균 31만6000명이 늘었던데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지난 2월 10만 명대로 떨어진 이후 8개월째 부진이다.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실업자 수는 102만4000명이다. 9개월 연속 100만 명대를 웃돌고 있다. 100만 명 이상의 장기간 실업자 수 기록은 18년 만이다. 실업률도 3.6%에 이른다. 9월 기준으로 2005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15~29세 청년실업률은 8.8%로 고공행진 중이다.

질 좋은 일자리가 줄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1년 전에 비해 4만2000명이 감소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도 13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농림어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경제의 허리 격인 30~40대 취업자 수 감소가 뼈아프다. 3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4000명 감소했고, 40대 역시 12만3000명 줄었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에서는 15만 명이 증가했다. 고령사회로 노년층이 노동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두 달 연속 1만 명 아래로 내려갔던 전체 취업자 수의 증가 폭이 반등한 점이다.

심각한 ‘고용 쇼크’ 진단과 해법도 제각각...좋은 일자리 많이, 빨리 만들어내는 해결방안 필요

심각한 고용 현실에 대한 소모적 논쟁은 백가쟁명 수준이다. 진단과 해법이 제각각이다. 게다가 다분히 작위적이다. 말이 행동을 앞선다. 해법 제시보다는 변명과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양새다. 정부는 고용 부진의 원인을 인구구조 변화로 돌리고 싶어 하는 눈치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 증가 폭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하려든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런 논리라면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실업자 수도 줄어야 옳다. 하지만 실업자 수는 올 1월 이후 100만 명을 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고용 침체를 불러왔다는 주장 역시 상당한 억지 논리다. 견강부회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무슨 안 좋은 일만 생기면 으레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일자리 마련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깎아내리기 바쁘다. 정부가 취약계층의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늘리고,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을 추가 채용하는 걸 두고도 폄하 일색이다. 그럴 시간에 좋은 대안이라도 제시했으면 좋으련만. 일말의 책임감도 없어 보인다.

뭔가 해보려는 정부를 격려나 후원은 못할망정 무작정 비난부터 해대는 것은 같은 경제 주체로서 취할 도리가 아니다. 만일 정부가 아무 일도 않고 손 놓고 있었더라면 아마 그걸 트집 잡고 나섰을 것이다. 우두커니 먼 산만 바라보는 것보다 뭐라도 해보려는 정부가 예쁘다. 야구에서도 서서 삼진을 당하느니, 일단 스윙을 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낳는다. 방망이를 휘둘러야 홈런이나 안타를 칠 수 있다. 설사 땅볼이나 뜬공이 나와도 수비 실책으로 이어지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그래봐야 최악이 삼진 아웃 아닌가.

고용 대책이 시급하다. 당장 좋은 일자리를 많이,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자리는 투자의 결과물이다. 투자가 있어야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달리 더 좋은 방도가 있을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임을 천명했다. “정부는 맞춤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실제로 지금 겪고 있는 힘든 고용 사정도 설비투자 감소에 기인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

투자 활성화 시급...규제 혁파, 노동시장 유연성, R&D 및 시장개척, 금융·세제·행정 지원 긴요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부터 혁파해야 한다. 경제의 주역인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보장해야 한다. 연구개발에 진력하고 시장개척에 정진할 수 있는 제반 여건 또한 제공해야 한다. 금융·세제·행정 등의 뒷받침도 필수 요건이다. 간섭은 절대 금물이다. 돕겠다고 내놓는 정책들이 알게 모르게 규제나 간섭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처럼 힘든 상황에서는 경중완급을 가릴 형편이 못된다. 국내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미중 무역 갈등, 유가 상승,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 등 대외 여건마저 가뜩이나 불투명한 요즘이다. 기업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다. 기업의 기를 살리고 투자마인드를 북돋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민간 부문에서의 고용 효과가 더딜 경우 공공부문이 먼저 마중물 투자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를 두고 예산낭비라는 비난은 온당치 못하다.

주변국의 낮은 실업률은 부럽기만 하다. 9월 한국 실업률은 3.6%이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4%로 나타났다. 미국의 계절조정 실업률은 3.7%로 1969년 이후 4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인구가 6배 많고, 경제 규모가 12배 큰 미국의 실업률이 한국보다 오히려 낮다. 일본 또한 19개월 연속 2%대의 낮은 실업률을 지속하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과는 정반대로 최근 일본 기업들은 구인난에 애를 먹을 정도다.

미국과 일본이 해낸 일을 한국이라고 못할 리 없다. 늘 해오는 말처럼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힘들 때일수록 긍정적인 자신감이 더없이 중요하다. 작심하고 나서면 못할 일이 없다. 경제 주체마다 제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성패가 달려있다. 한국 경제의 반전 드라마는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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