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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장이 먼저'인 공영홈쇼핑 감사결과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장이 먼저'인 공영홈쇼핑 감사결과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9.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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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 원인제공한 최창희 대표에 구두경고

실무자는 부서이동. 주객이 전도돼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사람이 먼저다’가 아니라 ‘사장이 먼저다’.
갑질 논란과 관련된 공영홈쇼핑의 내부 감사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5일 공영홈쇼핑 감사실이 공개한 편성변경 업무프로세스 관련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특정업체의 방송편성 문제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최창희 대표에게 구두주의처분이 내려졌다. 해당업체 대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직원은 ‘회사 내부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부서 이동 처분을 받았다. 원인제공자인 사장에겐 가볍게, 실무자는 무겁게 책임을 물었다.

지난 7월 2일 취임한 최 대표는 같은 달 4일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김하진의 궁중갈비탕’이 포장지에 김하진의 이미지가 없어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이틀 뒤인 6일에는 담당 팀장 A씨가 궁중갈비탕 품질개선보고서를 올리자 “철저한 품질관리와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언급했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과거 문재인 대선주자의 표어 '사람이 먼저다'를 발표하던 모습.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과거 문재인 대선주자의 표어 '사람이 먼저다'를 발표하던 모습.

이에 A팀장은 같은 달 8일 예정된 궁중갈비탕 방송분에 대해 담당 MD인 B과장에게 편성반납을 지시했고 B과장은 궁중갈비탕을 공급하는 C사 대표 D씨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공영홈쇼핑은 궁중갈비탕 방송시간에 다른 회사 제품을 편성했다.

이 사건은 D씨가 지난달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영홈쇼핑 최 대표의 갑질 횡포’라는 제목으로 민원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D씨는 게시글에서 “최 대표가 A팀장에게 ‘특정 상품을 찍어 맛이 없으니 방송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담당 MD에게 전달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공영홈쇼핑은 사태수습에 나섰다. D씨는 “국민청원 1주일 후 공영홈쇼핑 임직원이 찾아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최 대표의 이름만이라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C사의 방송을 재개했다.

공영홈쇼핑은 이후 자체 감사를 벌여 ‘직원들이 최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했다’고 결론 지었다. 공영홈쇼핑 감사실은 A팀장에 대해 “최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 편성변경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고 내부 품의와 협력사 요청공문 없이 편성변경을 지시했다”며 경고 조치했다. 신임 대표에게 과잉충성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B과장에 대해선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과 게시 시점을 미뤄볼 때 협력사에 회사 내부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경고조치와 인사이동을 요구했다. 고객에 대한 자초지종 설명이 내부정보 유출로 해석됐으니 B과장은 좀 억울할 것 같다. B과장은 현재 영업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에 대해선 “회사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모호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배제해 대표이사의 책임을 다하라”고 구두주의 처분만 내렸다. 회사 규정도 잘 모르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렸다는 것은 회사를 이끌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최 대표는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 홍보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든 인물이다. 감사결과를 놓고 ‘사람이 먼저다’가 아니라 ‘사장이 먼저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 대표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다. 제일기획 광고국장, TBWA코리아 사장 등을 지냈지만 유통이나 홈쇼핑 이력이 없어 공모과정에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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