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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조현아와 ‘양두구육(羊頭狗肉)’
‘땅콩회항’ 조현아와 ‘양두구육(羊頭狗肉)’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3.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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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과에 진정성 없어..돈과 권력 없으면 공정과 정의도 실종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이번에 그분(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는 과연 우리사회가 공정한가, 정정당당함이 적용되고 있는가를 다시 저한테 생각해보게 한거 같은데요.“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파문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설에 .당시 피해자였던 박창진 사무장은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상층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편에게는 무한한 면죄부가 주어지고 또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에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에 대해서 저는 좀 많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대한항공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이 조만간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다. 그가 감옥에 있지 않을 뿐, 아직 형기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게 아닌가“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땅콩회항은 재벌 3세의 갑질에 온 국민이 공분한 사건”이라며 “이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처도 없었고, 아직 집행유예 중인 점을 감안하면 복귀는 이른 감이 있다”고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하려는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운항을 방해한 혐의로 2015년 1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왕산레저개발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지난해 대법원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업무방해죄 등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부사장 복귀설은 지난해 집행유예 확정 이후 줄곧 제기됐다. 지난 1월에는 조양호 회장과 나란히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면서 복귀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문제는 만일 대한항공 측이 조씨의 복귀를 결정했다면 그동안의 행적이 겉다르고 속다른 ‘양두구육(羊頭狗肉)’이나 다름이 없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박창진 사무장은 과거 사건 직후 언론에 나와서 “회사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나와 내 동료인 승무원에 대한 배려나 미안함 등 품어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는 말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항공은 사건 직후 여론이 들끓자 조양호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만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대로 복귀한다면 그동안 대한항공과 조씨의 사과는 잠시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을 뿐, 진정어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뭇매를 맞게될 것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맞다. 대법원 판결도 나왔고, 내부에서도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복귀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연막’을 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어떤 명분과 심사과정을 통해서 복귀하는지 모른다. 대한항공에 이런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 다만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돈과 권력이 없으면 공정과 정의도 없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다. 애초부터 그가 복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자숙은 커녕 지금처럼 은근슬쩍 복귀할 경우 파장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국적기 로고를 쓰고있는 대한항공이 이 문제로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기고, 국제사회에서 국격을 손상시키지 않을까 그것이 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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