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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비정규직 '무더기' 정리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역행'
LG이노텍 비정규직 '무더기' 정리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역행'
  • 임성수 기자
  • 승인 2018.01.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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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없는 장기근로자 위주 해고는 '임금착취'?…국민청원게시판에 억울과 부당호소하는 글 다수
▲LG이노텍 경기도 파주 LED공장
                    ▲LG이노텍 경기도 파주 LED공장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기자] 카메라모듈, 차량용 조향 및 제동장치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이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는 커녕 계약직 근로자들을 뚜렷한 기준도 없이 대량 해고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중시정책’에 동참하는 모습인것과는 대조적으로 LG이노텍은 이에 역주행 한다는 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명확한 기준도 없이 ‘묻지마식’ 무더기 정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LG이노텍 계약직 근로자들은 그동안 간단없이 무더기로 회사에서 쫓겨났다. LG이노텍에 근무하다 이번에 잘린 A씨는 31일 “카메라모듈에서만 1000명이상이 나가고 다른 부서에서도 1500여명이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아있는 계약직들도 언제 나갈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리, 재계약 기준이 없이 임금수준이 높은 장기근로자를 중심으로 마구 자르는 회사측의 횡포에 분노했다. 이 근로자는 “회사가 고용자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타당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사직서를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장들이  위에서 통보가 내려와 어쩔 수 없다”면서 배경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유도 듣지 않고 그냥 나가라니까 어떤 항변도 하지 못하고 직장을 잃었다고 털어 놓았다.  지난 2016년 8월에 입사해 1년 5개월 정도 일해 온 A씨는 “ 회사는 상반기에는 적고 하반기에는 대폭 증가하는 발주물량의 격차를 들어 올해도 많은 근로자들에 대해 계약만료를 3,5일전에 통보했다. 회사 측이 자체사정에 의해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고 근로자들에게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를 계약만료일에 촉박해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비정하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넘게 일해 왔지만 장기계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계약만료를 통보받아 회사를 떠나라고 하니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반장은 인사과에서 장기계약자들을 정리하는 통보를 받아 어쩔 수 없었다”면서 어떠한 배경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LG이노텍의 무자비한 계약직 정리를 규탄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지난 30일 게재된  ‘LG이노텍 계약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 B씨는 “LG이노텍이 인원 부족으로 면접도 안 보고 사람들을 받더니 결국 현장 관리자 마음에 드는 사람만 남겨두고 계약해지를 진행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말 힘들어도 악착같이 버티며 일했지만, 결과는 이렇다”며 “오랜 시간 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LG이노텍 노동조합 자체가 사람들을 위하기보다 현장 사람들 죽이기를 한다고 하더라. 매년 호봉으로 돈을 올려주던 것을 없애고 고과로 해서 사람들 단가를 낮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LG이노텍의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 즉 임금착취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근무시간 중 쉬는 시간은 15분씩 2회, 식사 시간은 1차 40분, 2차 30분으로 총 2시간40분을 쉬고 있다. 이 가운데 2시간30분은 시급에서 공제하고 실제로 LG이노텍에서는 쉬는 시간 중 10분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B씨는 계약해지 과정에서 과연 원칙과 기준이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계약 만료 통보를 5일 전에 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 관리자에게 잘 보인 사람만 회사에 남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 일이 국내굴지의 대기업에서 버젓이 벌이지고 있다고 밝혔다.

B씨 말고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5일 LG이노텍과 관련된 3 건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들 중 한 청원인은 “계약직으로 작년 9월부터 4개월가량 근무했는데 설을 앞두고 떡값을 안 주려고 회사에서 계약직 직원을 1000명 가까이 계약 해지 통보했다”며 “대기업의 계약직 횡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 박종석 LG이노텍 대표이사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차량용조향 및 제동장치,LED패키지를 생산하는 업체로 해마다 상반기에는 적고 하반기에는 대폭 늘어나는 발주물량의 큰 차이에 따라 연초가 되면 비정규직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LG이노텍이 금감원에 보고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6년 1분기에 120명,2분기에 83명이었으나 하반기 3,4분기에는 각각 717명과 787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도 1,2분기에는 각각 330명, 854명에 이른 비정규직이 3분기에는 3462명으로 급증했다.

계약직 근로자들 가장 분노하는 것은 회사측이 기준도 없이 멋대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점이다. 장기간 일해왔다는 이유로 잘린 A씨는 “ 생산량감소에 따른 인력조정이라면서 왜, 일 잘하는 장기근로자, 재입사자들은 정리하면서 늦게 들어와 숙련도가 떨어진 신입은 남겼느냐”고 물었다.

이어 “오더가 줄어 인원을 줄인다면서 남은 인원들은 왜 특근에 들어갔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은 LG이노텍이 임금이 많이 나가는 인력은 최대한 줄이고 신입근로자의 노동강도를 높여 임금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말하자면 임금착취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홍보실 관계자는 무더기 해고에 대해 “그렇지가 않다. 일방적 정리해고가 아니고 계약 만료에 따라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업종특성상 상반기에는 물량이 감소하고 하반기에는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다. 이런 사이클에 맞춰 연초에 현장인력을 조절한 것이지 결코 인위적인 정리는 아니다” 밝혔다.

정리해고 된 계약직 근로자들이 카메라모듈에서 1000명 다른 부서에서 1500명 정도가 정리됐다는데 대해 “그 부분은 명확히 말해 줄 수 없다. 회사 내부 기준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숫자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관계자와 일문일답이다.

- 근로자들은 계약만료나 재계약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주장하는데.

▲재계약 만료 개념은 단기 계약자에 한해 미리 근로자에게 명시를 하고 재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시키고 나서 계약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재계약의 회사 내부 기준은 정확히 밝히면 정리해고에 대한 계약직들의 반발이 덜하지 않겠는가?

▲그건 회사 내부 규정이므로 말하긴 곤란하다.

-소요인력을 제대로 예측한다면 이처럼 일시 대량해고에 따른 계약직들의 생계불안은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 매 오더마다 물량 변화폭이 크기 때문에 인원 예측이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LG이노텍 같은 대기업이 물량 오더전망에 맞춘 년·분기별 인력수급계획을 짜지 않는지.

▲물량과 인원 배정은 내부지침에 의한 것이고 구체적 세부적 사항은 말하기 곤란하다.

-주로 숙련자들이 나가고 신입 계약직들에게 과다한 일감이 배정돼 특근이 많다는 주장에 대해.

▲숙련인원이 배제되고 신입들만 재계약한 것은 아니다. 골고루 배치되었다 본다. 그리고 특근은 상황에 따라 계속 있어 왔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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