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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아이카이스트 특혜 의혹, 도대체 무슨 일이?
김정태 회장-아이카이스트 특혜 의혹, 도대체 무슨 일이?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1.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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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하나금융 회장 선임절차 급제동..최순실-정윤회 게이트, 金회장 3연임 ‘발목’ 잡을 수도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인터뷰를 거쳐 오는 16일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현재 금융감독원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중국 특혜 투자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4일 "하나금융 회추위 측에 회장 선임절차의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최근 금감원 관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하나금융·하나은행에 대한 검사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현 하나은행장이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은행권의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하나금융 회추위 측에 회장 선임절차 중단 요구..회장선출 일정 강행시 양측 '대충돌' 불가피

금융당국은 이 같은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예년보다 약 1개월 빠르다고 지적했다. 2015년에는 2월 23일에 김 회장이 후보로 확정돼 연임했다. 지난 번보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특히 금감원이 하나금융을 검사 중인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를 예전보다 1개월 앞당겨 할 이유가 없다는 데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상당 부분 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여러 차례에 걸쳐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을 문제 삼았으며, 최흥식 금감원장은 회추위 구성에 현 경영진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회추위측이 회장선출 일정을 강행할 경우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에 일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이 비공식 간담회에서 회추위 절차 중단을 요청했지만 하나금융 회추위는 일단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 문제를 공식적인 형식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그분들(회추위)이 충분한 사실관계에 확신한다면 우리는 더 할 말이 없다"면서도 "(문제가 있으면)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된다"고 강조했다.   

윤종남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지난 해 12월 "하나금융지주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지나치면 자칫 관치 금융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출신의 법률 전문가인 그는 이어 "하나금융 (지배구조)가 다른 금융회사보다 모범적”이라며 “차기 회장 인선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는데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하다 보면 관치 금융 우려가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금융권 일각, 예정된 일정 얼마 안남긴 상황서 회추위에 절차연기 요구한 것은 "과도한 개입이자 관치" 비판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공정절차' '유효경쟁' 등 이슈를 두고 공방을 거듭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지주 회추위가 본격적인 실력대결에 돌입한 양상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예정된 일정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회추위에 절차 연기를 요구한 당국에 대해 "과도한 개입이자 관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회추위가 일정 연기 요청을 거부한 만큼 더 강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쇼트리스트를 위한 인터뷰가 곧 시작되는데, 인터뷰를 보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며 "만일 인터뷰를 강행하려 할 경우 더 강력한 수위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최순실·정윤회 등 비선 실세가 관여했다는 게 하나금융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채용비리의 경우 심층 점검을 위해 2차 검사 대상으로 추려진 10개 은행에 하나은행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지난 9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27명에서 16명으로 압축했다. 김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 내부 인사가 4명, 외부 인사가 12명이다. 회추위는 15∼16일 후보들 인터뷰를 거쳐 16일 쇼트리스트를 발표하고, 22일 심층 인터뷰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내·외부 인사 16명을 후보군으로 좁혔지만, 상당수의 외부 인사는 물론 내부 인사도 고사하면서 사실상 '특정 후보'가 유력시되는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아이카이스트, 최순실-정윤회 등 비선실세 관여 의혹..하나금융 공투본, 금감원에 김정태-함영주 조사 요청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 중인데 굳이 한 달을 당기면서까지 차기 회장 선임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차기 회장 선임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금감원이 최대한 조속히 사실관계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해당 금융회사 뿐 아니라 금융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에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며 "일부 회추위원도 과거 'KB금융 사태'를 예로 들어 같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는 최순실, 정윤회 등 비선실세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KEB하나은행 특혜대출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아이카이스트에게 지난 2015년 7월 15일부터 2016년 7월 15일까지 1년간 총 20억2000만원을 대출했으나 이 중에서 8억5700만원을 끝내 회수하지 못했다. 신용보증기금 대위변제액이 9억94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여신에서 부실이 발생한 셈이다.현재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전 대표는 지난 9월 투자자에게 24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사기 혐의로 1심 공판에서 징역 11년, 벌금 61억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등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금융감독원에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공투본은 “김 회장과 함 행장이 아이카이스트 재무제표상 분식회계 의혹을 충분히 간파할 수 있었음에도 하나은행 대출 실무자에게 4개월 만에 총 20억원이 넘는 부실 특혜대출을 취급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공투본의 또 김 회장이 하나금융 사외이사와 본인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부당하게 거래했을 뿐만 아니라 친분있는 중국 기업에게 특혜성 투자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윤회씨 동생이 부사장이던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작년 국감서도 제기..함영주 행장 "대출압력 없었다"

한편 최순실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동생이 부사장으로 있었던 기업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30일 KEB하나은행이 '아이카이스트'에 대해 2015년 7월 14일~11월 25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승인한 20억원 규모의 대출과 2015년 10월 20일 신용보증기금이 승인한 약 10억원의 보증에 대해 특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도 꼽혔으나 올 1월 결국 부실화되면서 KEB하나은행은 약 8억 5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고 신용보증기금도 10억 원을 대위 변제했다. 이 회사는 김성진 대표가 사기죄로 징역형을 받으면서 지난달 말 폐업했다.김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게 "이 회사의 부사장이 정윤회씨 동생 정민회씨라는 것을 알았나"고 물었고 함 행장은 "몰랐다"고 말했다.

함 행장은 "외환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하기 전에 한 대출"이라면서도 "취임후 파악해 보니 아이카이스트는 카이스트가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기술력도 우수해 은행원이라면 거래하고 싶어했던 업체였다"고 답변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부실대출이 됐기 때문에 특혜대출 의혹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출과 관련한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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