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주연 기자] 최근 신한·KB·하나금융 등 금융지주회사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관련해 문제가 된 사태들은 금융회사의 회장이 자회사인 은행의 인사와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한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로부터 나왔다. 이 시민단체는 금융회사 회장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회장직의 무제한 연임제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정의연대는 4일 ‘금융지주회사 대주주가 자회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는 “금융회사 회장들의 황제경영, 무제한 셀프연임은 사실상 금융을 사유화하여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키코 사태와 같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금융회사 회장들의 부당한 인사・경영 개입, 권력다툼은 회사 내 민주적인 경영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함으로써 고스란히 회사 구성원들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0월 12일 의견서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금융회사들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금융 개혁 방안에 대한 다음의 3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회사의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 ▲법률개정 및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경영 참여 절차를 명문화하여 금융회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 ▲금융회사 회장의 무제한 연임을 제한하는 것 등이다.
지난 11월 30일 2차로 개진한 의견에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에 지지하는 전 국민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금융 적폐 청산기구’를 신설하여 앞에서 언급한 3가지의 개선 방안을 해결하고 금융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가 요청하기도 했다.
금융정의연대는 또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하여 금융 현안, 금융적폐 청산,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 3가지로 나누어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으며 이에 대한 결과도 함께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금융권 논란에 대해, 금융권의 문제가 심각하다>라는 설문에 응답자의 86.1%가 동의했으며 <하나은행 인사 개입 관련, 하나금융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에도 69.1%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 기관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적폐 청산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에는 응답자의 70.2%가 <금융권이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지 않다>에는 69%가,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무제한 연임을 제한해야 한다>에는 78.3%가, <금융지주회사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여 확대해야 한다>에도 68.2%가 각각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정의연대는 “여론조사에 응한 절대다수의 응답자들은 금융기관에서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여, 현 금융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혁에 상당수의 응답자가 동의했고 금융 적폐 청산을 위한 별도기구를 신설하는 것에도 적극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금융기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하여 다방면에 걸친 전문가들의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탁상공론에 그쳤고 결국 현재는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에 이르게 됐다”며 “많은 국민들이 금융기관을 불신하고, 불투명한 경영 및 금융적폐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지금, 적극적인 금융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