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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오너일가의 기막힌 '사익편취'
사조그룹 오너일가의 기막힌 '사익편취'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7.11.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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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로 그룹 지배력강화하고 상속세 주식납부로 현금 한푼 안내고 지배력 유지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성 기자] 왜, 기업오너들은 상속세를 현금으로 내지 않고 현물인 비상장주식으로 내는 것일까? 회사가 망해 주식이 휴지조각이 돼 버려서가 아니고 세금을 거의 내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국세물납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최근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의혹에 휩싸인 사조그룹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조시스템즈를 비롯해  일주건설, 광영토건, 소모석유, 남영상사, 아이케이텍, 오토닉스 등 12개 기업이 지난2014~2016년 3년 동안 상속세 등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내고 다시 회삿돈으로 사간 것으로 밝혀졌다.

원양및 식품업체인 사조산업이 주력기업인 사조그룹의 경우를 보자. 사조그룹 차남인 주제홍씨가 지난 2014년 7월사고로 숨졌다. 주씨는 사조그룹 부자의 개인회사격인 사조시스템즈 지분 53.3%를 보유했는데 주지홍(40) 사조해표 상무가 이를 상속받았다.

▲주지홍 상무
▲주지홍 상무

 

 

주 상무는 상속세 30억 원을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 주식 17만2300주로 납부했다. 그는 이 정도의 상속세를 낼 만한 현금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 3조원대의 사조그룹 후계자로 높은 연봉에 배당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조시스템즈를 제외한 계열사 보유지분도 사조산업·사조해표 등 50억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제3자가 사가면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도 주 상무가 상속세를  사조시스템즈의 주식으로 납부한 것은 다시 헐값에 사면 세금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친인 주진우 회장(68)과 더불어 사조시스템즈의 대주주로 버티고 있는데 비상장사 주식 일부를 사겠다고 나설 사람이 거의 없어 경영권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주식납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사조시스템즈는 주 상무가 납부한 주식을 매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난해 8월 사조시스템즈 주식을 45억원에 공개입찰 방식으로 내놓았고, 5번 유찰 뒤 6번째 입찰에서 사조시스템즈가 27억원에 사갔다. 주 상무는 상속세 30억원을 주식으로 해결했고, 그 주식도 회사가 3억원 싸게 되사간 꼴이 됐다. 사조시스템즈 자사주는 3.7%에서 10.8%로 늘어났다.

결국 사조시스템즈의 자사주보유비율은 늘어나는 대신 주 상무는 현금으로 세금 한 푼 내지 않으면서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조시스템즈은 물론 그룹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조시스템즈의 대주주는 장남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39.7%),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13.7%)으로 보유지분이 50%를 넘는다.

재계 중견그룹인 사조의 편법상속 수법은 대기업을 뺨칠 정도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조그룹은 핵심계열사인 사조산업이  주 회장과 주 상무 부자의 개인회사격인 사조시스템즈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해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연간 매출 7천억원에 사조산업의 대주주는 오너일가가 아닌 사조시스템즈(보유지분 23.75%)다. 그러나 이들 부자가 사조시스템즈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사조산업을 우회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이들 부자의 개인회사격인 사조시스템즈에 일감을 몰아줘, 이른바 사익편취로 사조산업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왔다. 사조시스템즈는 부동산 임대업, 용역·경비업, 전산 등을 하는 비상장사로 대부분 계열사 일감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 상무는 일감몰아주기로 급성한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아버지가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승계를 마쳤다. 주 회장은 2015년 8월과 2016년 10월에 사조산업 지분 75만주(15%)를 사조시스템즈에 팔았다.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 12월 사조산업 지분 33만 9000주(6.78%)를 보유한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은 지난 2014년 1.97%에서 2년 만에 23.75%로 껑충 뛰어 그룹 지배력을 갖추게 됐다. 사조시스템즈는 그동안 주력기업인 사조산업의 주식 매입에 약 480억 원을 썼는데, 매입 자금은 일감 몰아주기로 가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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