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금 16t을 사들이면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외환보유액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7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금 16t(8억1000만 달러)을 사들여 금 보유량이 70.4t(29억8000만 달러)으로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7%에서 0.9%로 0.2%포인트 증가했다.
한은은 1998년4월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6~7월 금 25t을 매입한 데 이어 11월에도 15t을 추가 매입했다. 올해 역시 금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은은 8개월만에 다시 금 매입에 나섰다.
이정 한은 운용전략팀장은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돼 있고, 외환 보유액도 3000억 달러 넘은 상태로 전반적인 금 매입 여건이 괜찮았다"며 "금을 외환보유액에 넣어서 운용하면 투자 다변화 효과는 물론 리스크도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9월5일 온스당 1900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말 156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올해 1분기 중에는 1785달러까지 올랐다가 4월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서 1560~1650달러 사이에 머물고 있다. 한은이 금을 매입한 지난달 평균 금 가격은 1594달러였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이달 말 발표할 전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 순위(시가기준)에서 한은은 기존 43위에서 40위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7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143억5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9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연초부터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 4월 3168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5월에 3109억 달러로 소폭 줄었다가 6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국채와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등 유가증권은 한 달 전보다 8억8000만 달러 증가한 2863억8000만 달러(91.1%)였다.
예치금은 189억9000만 달러(6%)로 2억9000만 달러 증가했고,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34억6000만 달러(1.1%)로 변동이 없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으로 보유하게 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25억40000만 달러로 1000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중국, 일본, 러시아, 스위스, 대만, 브라질에 이어 세계 7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