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격 압수수색..'모피아'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무슨 잘못했길래?
檢 전격 압수수색..'모피아'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무슨 잘못했길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10.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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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재무부 출신 김 회장, 금감원에 인사청탁 혐의.."뿌리까지 썩은 금융권 채용비리 도려내야"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5일 농협금융지주와 한국수출입은행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칼끝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정조준하자 ‘모피아’ 출신인 김 회장의 그동안 행적에 금융권의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금융감독원 채용비리사건에서 청탁자로 지목되면서 리더십의 위기로 농협금융의 정상경영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어떠한 공식해명도 내놓지 않아 세간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를 계기로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물갈이 인사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NH농협금융PLUS+ 삼성동금융센터 개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권과 금융당국, 검찰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달 감사원의 금감원 채용비리 감사 결과와 관련해 김 회장 자택·사무실 등 여덟 곳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을 통해 아들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은 2015년 10월 금감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수출입은행 임원의 아들 A씨가 필기시험에 합격하도록 해달라고 금감원 이모 전 총무국장에게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지난 달 20일 발표한 금감원 감사결과에서 채용을 청탁한 인사가 김 회장으로 지목돼 왔다. 그런데도 김 회장은 그동안 이 문제에 입을 꼭 닫고 있었다. 농협금융 측은 모피아 출신으로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한 김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에 대한 언론사들의 확인요청에 “(회장이) 금감원에 채용과 관련해 청탁 전화한 사실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러나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계를 비롯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 전면조사 방침을 밝히자 결국 검찰이 김용환 회장이 근무한 농협금융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전면 압수수색에 나선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농협금융 측은 그동안 언론사들의 거듭된 확인요청에 “알아서 보도하라”는 식으로 대답해 이 문제는 농협금융 조직이 일일이 해명하고 대응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협금융조직이 받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은 상관없다는 ‘오불관언’ 식으로 대응해 왔다.

문제는 검찰이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금감원에 이어 농협금융과 수출입은행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회장을 비롯한 모피아들의 연루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농협금융측이 그동안 이 문제가 회장 개인의 일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지 않은 것도 역대 회장자리를 모피아들이 많이 차지해 왔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김 회장 재임 전에도 신동규 전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모피아 출신들이 맡아 온 바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가 지난 달 20일 감사원이 2015년 하반기 금감원 신입 직원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 불합격자를 청탁을 받고 최종 합격시키는 등의 조직적인 채용비리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런 불법 채용이 발생하기 1년 전인 2014년 6월 채용에서도 금감원은 최수현 당시 금감원장의 행정고시 동기이자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임모씨의 아들을 경력·전문직원으로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채용비리에 적극 가담한 김 모 부원장과 이 모 부원장보는 지난달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1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민간 금융회사의 채용비리도 심각한 상태다. 심상정 의원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 문건에는 국정원 직원,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 등 16명이 지원했고, 이들의 생년·성별·출신학교 등이 기록된 명단이 은행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인사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최종 합격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3년 전에도 금융당국 국장급 인사의 자녀 한 명이 시중은행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며 금융사 채용비리가 최근 만의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채용비리가 보통 드러난 곳들이 금융감독원이나 우리은행 등 정부와 연관이 있는 금융기관들인 이유는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자료가 공개되기 때문인데 결국 드러나지 않은 민간 금융회사들에도 비슷한 사례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끈끈한 유착관계를 맺는 현실도 채용비리가 자라날 수 있는 터전이 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지원하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은 금융사의 감독권을 가지고 있고 각종 자료 요청 등의 이유로 금융사 임직원들과 수시로 업무를 한다.

특히 최근 검찰이 채용비리와 관련 금감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 회장의 연루여부가 밝혀지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중도하차도 예상된다.

이번 검찰수사 결과 ‘모피아’를 배경으로 회장에 오른 김 회장이 청탁자로 드러날 경우 농협금융 수장자리를 유지토록 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여론이 높다. 모피아 선후배들을 통한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뿐더러 전직 수석부원장을 역임한 경력을 악용해 자신이 몸담았던 금감원을 더욱 비리에 물들게 한 탓이다.

한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김용환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는 그동안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끼리끼리 해먹는 ‘모피아적 상생구조’가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뿌리까지 썩은 금융권 채용의 민낯을 보여준다"면서 "채용비리를 더 이상 감시할 곳도, 감시받는 곳도 없는 이 상황에서 검찰이 이번에야 말로 금융계에 만연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사비리 의혹을 샅샅이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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