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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위기의 저축은행(상) 돌파구는 어디에?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위기의 저축은행(상) 돌파구는 어디에?
  • 송인석
  • 승인 2017.08.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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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최고금리 인하 · 인터넷전문은행 돌풍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영업환경 점검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저축은행은 일정 행정구역 내에 소재하는 서민 및 중소상공인에게 금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 서민금융기관이다.

은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시중은행과는 다른 제2금융권 금융기관이다. 원래 상호신용금고에서 시작되어 점차 영업범위를 확대해 왔다. 대형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등 리스크가 큰 사업들에 대한 제대로 된 심사과정 없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의 형태로 무분별하게 불법적인 대출을 제공하고 부실채권을 떠안았다. 

지난 2011년 2월 부산저축은행 등 여러 상호저축은행이 집단으로 영업정지 되는 사건을 일으켜 우리 경제 사회에 커다란 고통을 주기도 했다. 

2011년 2월 저축은행 사태 발생..이후 6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단행

저축은행들은 2011년 이후 지난 6년 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왔다. 부실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2010년 105개였던 저축은행은 79개로 줄었고 수신과 여신 잔액도 반 토막 났다. 2014년 7월에는 예금보험공사가 29개 부실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끝냈고, 일부 저축은행들은 최근 흑자를 내는 등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익은 24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억원(13.6%) 증가했다. 대출금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이자이익이 순이익을 끌어올려 2014년 4717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에는 8605억원까지 대폭 증가되었다.

대규모 구조조정 마무리 및 누적 부실정리 등으로 막 한숨을 돌리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던 저축은행들이 법정최고금리 인하 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파상공세에 또 다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해질 형편이다.

저축은행은 난관을 헤쳐 나갈 돌파구를 어떻게 찾아야 할 것 인가? 어떻게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 계속기업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 이다.

◆ 법정최고금리 인하가 저축은행의 수익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직격탄이 되는 사유는 무엇인가?

저축은행의 경우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만큼 연체 위험 등이 크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개인신용대출 자산의 대부분을 24% 이상 고금리로 운영하고 있다.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3.9% 인하되면 금리 조정 고객군의 범위가 절반이상으로 훨씬 넓어져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자산운영 구조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최고금리 부근인 27% 이상 금리대가 가장 많으며 금리 24%~27.9% 구간에 대출이 대거 몰려 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38곳 가운데 이 구간에서 취급된 대출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곳(7월 기준, 신규 취급액)은 무려 17곳에 달하며이중 8곳은 이 구간의 대출 취급 비중이 90%를 웃돈다. 개인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4%를 초과하는 곳은 22곳이다. 주요 저축은행 절반 이상이 하향 조정될 법정최고금리보다 높은 금리의 대출로 가계대출 자산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 저축은행 17곳, 금리 연 24% 넘는 대출이 절반

대출원가요소 중 현재의 저신용등급 고객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리스크프리미엄(신용도가산금리)을 제외한 변동비용인 마케팅비용 등 업무원가 와 조달금리를 1%∼2% 낮춘다 해도 판매마진율은 2.9∼1.9% 떨어져 수익은 절단 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개인신용대출자산 1조원, 당기순익이 180억원인 대형 H저축은행의 경우 대출자산의 절반인 5천억원의 판매마진율이 최소 95억원∼최대 190억원 감소되어 수익창출에 큰 타격을 입어 존폐의 기로에 서거나 고객 타깃을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등 영업에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는 대출자산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금융, 중금리대출 등 포오트폴리오를 다양화하지 못한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금리인하 시 가계신용대출 규모를 급격히 줄이면 역성장이 불가피한 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우선 금리를 낮춰 일정 규모는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 금융권 업무영역의 파괴로 은행 과 대부업사이 넛크래커 가 된 저축은행

IMF 외환위기 이후 많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도산하고 말았다. 이에 부실채권을 떠안는 바람에 은행들도 부실화했다.  부실화한 은행은 인수합병 되는 것을 경험한 시중은행들이 저금리와 다양하고 수많은 네트워트(network) 를 이용하여 부실위험이 없는 가계대출, 부동산금융 등 손쉽게 돈을 버는 부문에 영업을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금융권 업무영역의 경계를 파괴시켰고, 수익을 창출할 먹거리가 작아진 저축은행을 대손 위험이 큰 변두리 시장(고금리 대부업 인접시장)으로 밀어낸 결과를 가져왔다.

저축은행이 업무영역의 경계가 없는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가세한 은행권과 대부업사이 '넛크래커' 고객을 유치하려면 판매마진율과 대출원가를 낮추고 당장 CSS(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통해서 신규 고객을 발굴해야 하며, 신용등급 5~7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영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개별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은 사잇돌과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과 달리 현재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이다. 저축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대비 5% 이하로 맞춰야 한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중금리대출 조차 쉽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법정최고금리 인하 실행 시에는 저축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풀어야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재현되지 않을 것이고 중·저 신용등급자인 저축은행 고객이 불법사금융으로 이탈되는 풍선효과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

◆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이 왜 저축은행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붙일까?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를 통한 대면거래를 하지 않고 인터넷(PC/모바일)을 주요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무점포 비대면거래 방식의 은행이다.

일반 은행이 핵심 채널을 지점에 두고 있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영업망을 구축한다. 영업시간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이며 주로 소액 위주의 금융에 특화되어 있다. 실명확인 시 점포를 방문해 대면해야 하는 일반 은행과 달리 공인인증서, ARS 전화, 화상통신 등을 통해 실명확인을 할 수 있고 고객이 금융사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로 영업하는 은행이다.

오프라인 점포 운영비, 인건비 등을 최소화하는 대신 기존 일반 은행보다 예금 금리를 높이거나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어 금리경쟁 우위를 점유할 수 있다.

아울러 ICT기업의  방대한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과 빅데이터 활용 기술을 통해 강력한 상품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충성고객들을 기반으로 한 대출, 자산관리 등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 1호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를 시작으로 2호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몰아친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두달 만에 연간 목표치인 예금 5000억원, 대출 4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1주일 만에 신규 계좌 개설 151만좌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대출 역시 5000억원을 넘었다.

이 두 은행은 24시간 모바일로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 과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 되는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라는 금리 경쟁력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특히 카카오뱅크는 전 국민이 사용할 정도로 사용자가 많은 카카오톡과 연계돼 있어 금융 소비자의 눈길을 단숨에 끌어 모으며 돌풍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8월4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3일 현재 카카오뱅크를 설치하고 있는 사람이 232만 명을 넘었다. 농협(691만 명), 국민(676만 명), 신한(409만 명), 우리(401만 명), 하나은행(237만 명) 앱 사용자 수를 쫓아 붙으며 규모로 6위에 오른 것 이다.

특히 이는 5위 하나은행이 지난 2009년부터 9년 동안 국내 모바일 뱅킹을 선도해온 결과를 1주일 만에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이용자 3800만 명의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돌풍이 금융업계에 몰아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이 왜 저축은행에 위협요소인가?

자금조달을 위한 수신기능이 없는 대부업체 와는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직원대면 점포만 없을 뿐 일반은행처럼 여·수신 업무가 가능하다.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이나 고금리 수시입출금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출시장은 저금리(시중은행)와 고금리(저축은행, 대부업, 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양분돼 있다. 10% 전후의 중금리 대출은 경험치가 부족하고 개인회생제도가 복병으로 숨어 있는 신용리스크가 있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시장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인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대출자에 대해 보다 고도화된 신용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무기로 카카오뱅크가 4~8등급인 중·저신용 고객을 위해 차별화된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최저 연 2.85%로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한도는 1억50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 중 8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내세우면서 중·저신용자 들을 끌어 모으는 중이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곳은 중·저소득자와 인터넷·모바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시장이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저축은행이 사활을 걸고 영업해야 될 중금리 대출시장을 인터넷전문은행에게 빼앗기면 저축은행은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예·적금 금리도 일반은행과 상대할 때는 은행보다 0.5%만 더 주면 예금이 저축은행으로 유치 됐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중금리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보다는 높게 예·적금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바 저축은행의 대출원가 요소인 자금조달금리도 상승될 우려가 많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 금리는 각각 2%로 은행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저축은행 평균보다는 낮다. 지난달 27일 저축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은 ‘평균’이 2.19%이며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2.55%로 1분기 대비 조달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 · 인터넷전문은행 돌풍 - 저축은행의 돌파구는?

저축은행은 항우처럼 “오추마”를 탄 것이 아니라 부실저축은행 사태로 잃어 버렸던 시장을 되찾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 과 자산을 구축하는 “걸음마”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라는 직격탄 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파상공세 사이에서 ‘四面楚歌’ 신세가 될 판이다. 

이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업계는 기업금융, 중금리 대출 등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고 대출원가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절감,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에 나서는 등 부랴부랴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SBI·JT친애·웰컴 등 대형저축은행은 핀테크 서비스로 ‘날개’를 달아 시장 수성과 추가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당장 실행해야 될 사항들이지만 금융권 업무영역이 파괴된 무한경쟁 상황에서 근본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대규모 네트워크를 가진 일반은행 과 첨단 IT기술과 전 국민이라는 이용고객을 가진 인터넷전문은행을 기업금융,중금리대출, 핀테크 접목 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겹겹이 쌓인 포위망을 뚫고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강동으로 넘어갈 오강(烏江;중국 안휘성 화현 동북쪽)에 도착하였으나 항우가 오추마에서 내려 이십여명의 부하 와 함께 도로 적진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미봉책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저축은행이 근본적인 돌파구를 찾고 계속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 와 시스템, 전문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진주저축은행처럼 일정 행정구역 내에 소재하는 서민 및 중소상공인에게 금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관계형금융 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실행할 수 없는 대면영업의 강점을 살려 ON/OFF 연계 옴니채널을 구축 자체 양성한 영업전문인력을 통해 실행해야 한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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