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와 서민금융>(1)‘발등의 불’ 1360조 가계부채 해법은?
<문재인정부와 서민금융>(1)‘발등의 불’ 1360조 가계부채 해법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06.0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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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마련하라"지시..부동산 시장 정조준 가능성

문재인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가시화하고 있다. 크게 가계부채 해결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영세업자·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구분되면서 금융당국도 세부안을 짜기에 분주하다.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인 가계부채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총량규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 박근혜 정부의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는 등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에도 서두르는 모습이다. 금융소비자뉴스는 <문재인정부와 서민금융>이라는 주제로 특집기획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기자] 경제부처에 초비상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해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문 대통령이 오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시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가계부채가 구조적 리스크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먼저 파악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청와대에서 인식하고 있고 대책을 세워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계부처들도 긴급히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새 대통령이 숙제를 내주자 석달 동안 한국경제의 ‘발등의 불’인 가계부채의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가계 빚 문제가 일자리와 소득, 부동산과 금융을 아우르는 해법이 필요한 만큼 패키지 형태의 범부처 종합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올 1분기 가계부채 전년동기 11/1% 증가..우리 경제 발목잡는 최대 리스크

지난 1분기 현재 가계 빚은 1359조7000억원(한은 가계신용 기준) 규모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1% 증가했다. 급속히 불어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 리스크이다. 시장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2014년 7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 60%로 완화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초이노믹스'가 시행됐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이 조치로 가계부채가 급증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가계부채 대책은 전반적인 규제강화 기조가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LTV·DTI를 강화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투기억제책 차원에서 제한적인 LTV·DTI 강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인 LTV·DTI 규제 강화론자이다. 그동안 국토부의 반대로 단행되지 못했던 신규 분양 아파트 집단대출(잔금대출)에 대한 DTI 적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분양 아파트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DTI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최장 35년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고(高)LTV에 한해 25년 이하로 축소하거나 투기 우려 지역에 대한 한시적 LTV·DTI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8월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에 이 같은 규제 강화 방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文 대통령, 지난 주 가계부채 관련 별도보고 없는데도 추가논의 지시 

모든 정책에는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특히 공무원들은 대통령이 한마디를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없는 정책’이라도 만들어낸다. 더구나 정권출범 초기에 대통령의 엄명은 지상과제나 다름이 없다. 해당부처는 물론 공무원들에 대한 ‘생사(生死) 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이 경제현안 중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우려해 왔다.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 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경제동향 보고를 받으면서, 가계부채 관련 별도의 보고가 없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핵심 관계자는 "전반적 경제 동향 보고가 있었고, 가계부채는 별도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가계부채를 딱 찝어서, 가계부채를 줄일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소득분배 악화 대응방안을 놓고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소득분배를 유지하고, 중장기 측면에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는 접근법이 논의됐다.문 대통령은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고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과 중장기 방안은 별도로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국정기획위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가계부채 문제를 핵심 선결 과제로 제시하면서 금융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지난 정부에서 금융당국이 부채의 총량보다 고정금리 및 원리금분할상환 대출 확대 등 부채질 관리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총량관리로 정책의 방향성이 바뀔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눈길끄는 가계부채 총량제, 5년 내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150%서 제한 

문 대통령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총량제 도입,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금융당국도 당초 오는 2019년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던 DSR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공약 이행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가계부채 총량제는 5년 내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150%에서 제한하는 제도다. 예컨대 연봉이 3000만원인 직장인의 경우 연봉의 150%인 4500만원까지만 대출을 받게해 대출 총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가계부채 해법으로 내세운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줄곧 가계부채 급증세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가계부채 총량제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실제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대출총량을 미리 정하면 시장원리를 크게 제약할 수 있고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주체들에 불안심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일단 부채 증가속도를 늦추고 근본적으로는 소득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가계빚 증가속도를 늦추려 대출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줄이는 대책을 내놓을수도 있다.특히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동산시장의 활황과 관련 깊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규제 강화카드를 만질 가능성이 크다.

7월에 LTV-DTI 규제 종료..종전처럼 규제강화 쪽으로 선회할 수도 

때마침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의 상징처럼 각인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오는 7월 종료된다. 예전처럼 규제 강화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대감을 꺾을 부동산규제 카드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한층 깐깐한 여신관리지표인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해 DTI 규제를 자연스럽게 대체할 수도 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려면 부동산시장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면서 “전체적으로는 LTV나 DTI를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분배를 강화하는 전략도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해 공공부문의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또 오랜 기간 빚 부담에 눌려 제대로 경제활동을 못한 취약계층을 지원하려 부채 탕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도 후보시절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의 소액, 10년 이상 장기연체 채권을 탕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진행된 서민금융진흥원의 업무보고에서도 관련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금융당국도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을 줄이는 가운데 서민이나 실수요층 대상 정책 모기지는 차질없이 공급을 늘리고 금융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돈 필요한 사람 돈줄 끊지않은 방안 중요..부채 탕감도 신중한 접근법 필요"

흔히 가계 부채를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큰 위험 요소라는 말이다. 가계 부채 문제가 심화되며 개인 파산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둘 늘어나면 소비를 위축시키고 내수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 가계 부채를 단순히 ‘금융’만의 문제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소비와 고용, 주택 시장, 주거 안정 문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대통령의 지시에 경제부처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지만 해법마련이 쉽지 않은 이유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사활을 좌우하는 뇌관인 것은 분명하지만 돈줄이 막힌 사람들의 대출선을 끊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중요하다”면서 “아울러 부채탕감도 도덕적 해이를 막으려면 각 부처 간에 정책적 목표의 충돌과 이해상충을 피해서 신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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