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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퇴출저축은행 인수 난항 예고
금융지주사, 퇴출저축은행 인수 난항 예고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2.07.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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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에 대한 인수작업이 금융지주사의 입장차이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5월 초, 금융당국은 솔로몬, 한국, 미래, 한주 등 4개 저축은행들에 대해 영업정지를 발표했다.

 발표이후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작업을 본격화했으나 인수전에 나서는 금융지주사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두달 넘게 지지부진해 왔다.

 이를 지켜본 금융당국은 끝내 퇴출된 저축은행 매각을 위해 4대 금융지주 고위 임원들을 긴급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긴급소집은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에 저축은행을 추가 인수하도록 사실상 최후통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먼저 저축은행 인수의향을 밝히는 금융지주에 선택권을 주겠다"며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 5월 영업정지된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 인수의향서(LOI)접수를 마감한 결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외국계 사모펀드(PEF), 개인 등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우리은행의 경우 솔로몬 저축은행의 지분 13.81%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금융의 솔로몬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은 각각 한국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둔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2차 구조조정때와 달리 이번에 퇴출된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규모가 5천억원 안팎에서 1조3천400억여원에 달하는 대형사들이여서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대 금융지주는 이미 지난 1·2차 구조조정으로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을 인수한 상태이고 이번에 퇴출된 저축은행들이 예상보다 많은 적자와 추가 부실이 드러나고 있어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4대 금융지주사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고 금융당국이 압박에 나서자 KB를 제외한 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는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인수 압박으로 폭탄 돌려막기에 또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인수한 저축은행들도 추가 부실이 발생한데다 손실보전을 놓고 당국과 질긴 줄다리기를 벌였다"며 "하지만 경제적 논리만으로 선택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이들의 자산건전성도 전반적으로 악화되지 않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한 KB금융과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한 신한금융,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경영성과에서 있어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KB저축은행(제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40억원 적자에다 수신액이 1조5천억원에서 7천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신한저축은행(토마토저축은행)은 역시 60억원 적자에 1조5천600억원이던 수신액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6천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마찬가지로 하나저축은행(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은 317억원의 적자에 수신액이 1조800억원이던 것이 5천2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예금자들이 이탈하고 있는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입찰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계약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금융지주사들이 끝내 인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저축은행 처리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만약 주요 금융회사들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예보의 가교저축은행으로 넘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교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보가 잠시 운영하는 저축은행이다. 예보는 부실 저축은행의 예금과 자산을 이전시켜 관리한 뒤 시장에 매물로 내놓게 된다.

 부채가 많은 저축은행을 매각하려면 자산이 마이너스된 부분을 없애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구조조정 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하지만 저축은행 구조조정 자금이 바닥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다. 예보는 지난해 삼화·부산·중앙부산·토마토·제일 등 16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15조7천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는 예금자보호한도인 5천만원을 보장해주기 위해 쓴 돈이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조성한 특별계정 15조원을 이미 초과한 셈이다. 예보는 이번에 퇴출된 4개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6조원 가량을 더 쏟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보는 이를 은행권에서 돈을 빌려 부족한 구조조정 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고객들이 은행,보험,증권 등에 맡긴 돈을 빼내 쓰겠다는 것으로서 대주주의 부실과 불법을 국민들이 메워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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