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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와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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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04.0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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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IT의 결합..금융시장의 明과 暗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기자] 지난 2008년 금융산업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뒤에 수익성 악화를 경험했다. 부실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파생상품을 붙여 팔다 대출원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내로라하는 금융회사가 줄줄이 도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를 불러온 금융업계에 규제가 들어왔다. 미국은 무분별하게 파생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는 법안(도드 프랭크 법)를 내놓았다.

전처럼 ‘돈 놀이’를 맘껏 벌이지 못하게 된 금융업계는 한층 더 침체됐다. 금융규제의 영향으로 금융위기 전에 15~20%에 이르던 금융업계 수익률이 7~10%대로 주저앉았다. 활로를 뚫어야 했던 금융업계는 마침내 IT 업계에 손을 내밀었다. 금융 거래 과정을 전자화했다. 사람이 일일이 해야 할 일을 전산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비용은 줄어들고 속도는 빨라졌다. 소비자도 한층 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핀테크(fintech)’의 탄생과정이다. 이는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바로 정보기술(IT)이다. 2014년 말부터 ‘핀테크’라는 단어가 지면을 뒤덮었다. 인터넷 전문은행, 간편결제, 공인인증서, 액티브X, 천송이 코트, 스타트업 등 핀테크를 둘러싸고 나오는 단어도 너무 많다. 가히 핀테크 열풍이라 부를 만하다.

3일 새벽  0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에 대한 호응이 대단하다. 케이뱅크는 고객들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반응에 들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365일 24시간 거의 모든 은행업무가 가능하다. 이러한 편의성에다 비교적 낮은 대출이자로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금융과 IT의 서로 다른 두 분야이다. 금융을 중심에 두고 IT가 금융사업을 돕는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IT 기술이 금융산업을 뿌리부터 뒤흔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래 금융산업은 IT산업 다음으로 IT 기술을 많이 도입하던 분야다. 핀테크라는 이름이 나오기 전부터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써 왔다.

은행은 거래 대부분을 전산으로 처리한다. 현금 수송 차량에 실어다 옮기는 돈은 은행이 다루는 전체 돈에 극히 일부일 뿐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전산 거래를 도입한 뒤 객장을 가득 매우던 증권중개인이 사라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게 보면 이미 IT 기술을 적극 도입하던 금융산업이 새삼 핀테크시대에 열광하는 것이 되레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가 자리를 잡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기존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의미 있는 금융기관으로 성장하려면 당장 대출영업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수익도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보유한 돈이 별로 없다. 케이뱅크는 올해 대출 목표로 4천억원을 설정했지만 달성이 쉽지 않다. 초기자본금 2천500억원은 그동안 설립과정에서 상당 부분 소진됐고, 증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은행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법이다. 현행 은행법에 의해 KT는 1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미 8%의 지분 보유하고 있어 KT가 추가로 출자할 수 있는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KT의 추가 투자가 가능하도록 지분을 늘려주는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금산분리 훼손 문제에 걸려 정치권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정부가 정치권의 우려를 받아들여 개정안에 보완장치를 마련했지만 대선 일정으로 국회에서 통과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금융산업은 쉽게 말하면 ‘돈 장사’를 하는 분야다. 금융소비자에게서 돈을 빌리고 그 돈을 투자해 수익을 거둔다. 거둔 수익 일부는 원금을 빌려준 고객에게 돌려준다. 나머지는 운영자금 및 이익으로 남기는 것이다. 케이뱅크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는 핀테크 열풍을 경험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는 인터넷은행의 등장은 편리한 반면 개인정보 유출 등 안전성도 걱정된다. 향후 한국 금융시장에 명과 암을 동시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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