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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굴욕’-넘어야 할 ‘산’
이재용의 ‘굴욕’-넘어야 할 ‘산’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6.12.3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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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 시련을 차라리 '맷집'키우는 계기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평소 꼭 필요한 곳의 후원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이 최순실 일가에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발적으로돈을 보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말 그대로 홀딱 벗고 다 내준다는 표현이 적절할 지 모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6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며 이들 자금이 뇌물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삼성그룹은 최 씨 일가 지원 과정에 이 부회장이 개입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은 판이하다. 삼성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파고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예리한 칼끝이 박 대통령과 함께 이 부회장을 정조준하는 양상이다.
 
이 부회장의 소환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특검팀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했고, 이를 청와대와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작년 725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직후 그룹 임원들을 소집해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이 부회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을 개연성이 그만큼 커진다. 이러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부회장은 사법처리될 수도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장기 와병중인 가운데 잘못하면 회장에 취임하지도 못한 채 재판을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재벌, 특히 삼성은 한 번도 제대로 사법처리 된 적이 없다. 그저 부하 직원 한두 사람을 꼬리 자르기식으로 처벌하고, 그 책임을 책임져야 할 재벌총수 본인들은 소위 “1조원 사재출연으로 법망을 피해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심지어 이건희 회장은 한 번 사회에 환원한 재산을 또 다시 사회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처럼 사회에 환원한 재산은 다시 자신들이 이사장으로 지배하면서 그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 2월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매물로 나온 삼성물산 주식 3천억 원 어치를 삼성생명 공익재단 돈을 동원해서 매입한 것이 좋은 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세습을 위해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고, 국정농단 세력에 가담하여 국기를 문란하게 한 행위가 또 다시 꼬리 자르기허울뿐인 사재출연을 통해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 법망을 빠져 나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권한만 마음껏 휘두르면서 경영실패나 위법행위 등에서는 결코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사내외 비판을 받아왔다. 사내이사직을 수행하지 않아 경영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다가 최근 등기이사로 오른 것은 누리는 권한과 함께 법적인 책임까지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에서 재벌 총수로 산다는 것은 험난한 일이다. 더욱이 제1의 재벌 삼성그룹의 총수로서는 더욱 그렇다. 삼성의 황태자이면서 사실상 황제인 이 부회장은 지금 굴욕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그는 조만간 특검의 포토라인에 서게 될 공산이 크다.
 
3세 경영을 맞은 삼성은 지금 위기다. 이 부회장은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금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촛불민심의 두 번째 구호가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점이다. 괴롭겠지만 차라리 지금의 시련을 장기적으로 삼성을 이끌 맷집을 키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홀로 승화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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