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개각 발표 이후 14일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청문회 개최 가능성도 희박하다. 금융위의 부위원장의 대행체제는 물론 임 내정자의 청문회 준비도 중단된 상황이다.

 

임 내정자는 이번 주 들어 금융공기업들과 '기업구조조정 현안점검회의',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내보험 다보여' 시연회,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금융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임 위원장이 경제부총리에 내정되면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행체제가 예상된 바 있다. 정 부위원장은 이달 초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구조조정 추진 상황을 설명하는 출장이 있었으나 개각 발표 이후 모두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경제 상황이 변하자 경제부총리라도 빨리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긴 했다. 하지만 이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유례 없는 규모의 촛불 집회가 열리면서 흐지부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지명을 철회한 데 이어 박승주 안전처장관 내정자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 여파로 ‘임종룡 카드’마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새누리당은 지난 10일 임 내정자의 인사 청문 절차를 우선 진행해달라고 야당에 제안했으나 야당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이 임 내정자를 대상으로 한 '원 포인트' 인사청문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임 내정자의 거취는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권에서도 정부 경제팀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금융권 산별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경우 '성과연봉제 투쟁'을 접고 정권 퇴진운동으로 선회했다. 특히 임 내정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그동안 임 내정자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장서 왔다.

 

오는 16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금융권에 번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임 내정자의 거취를 묻는 질문 공세가 이어질 기세다. 그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다.

 

정무위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일정이 최순실 사태에 대한 문책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정무위에서도 한진해운 구조조정, 금융권 인사 개입, 은행권 특혜 대출 등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제기될 전망"이라고 순탄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