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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쓰기 풍조, 언론이 바로잡아야
떼쓰기 풍조, 언론이 바로잡아야
  • 장태평
  • 승인 2016.10.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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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칼럼>어린아이들은 사소한 이유로 떼를 쓰는 경우가 있다. 대개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거나 안 해줄 경우, 또는 약을 먹는 것처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할 경우, 이런 일이 일어난다. 칭얼대고, 소리를 지르다가 악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만다. 아이들이 그렇게 떼를 쓰는 것은 아직 뇌가 제대로 발달되지 않아 감정조절 기능이 약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자라면서 뇌의 전전두엽과 전두엽이 발달하게 되면, 떼쓰는 것도 줄어들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떼를 쓸 때, 부모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들어주기 시작하면, 떼쓰는 것이 습관이 되어 아이를 망칠 수 있다. 떼를 쓸 때에는 오히려 들어주지 말고, 차분하게 말할 때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좋다. 철없는 아이들이 떼를 쓸 때 부모는 적정한 수준에서 아이에게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바르게 커나갈 수 있고, 그것이 부모의 사랑이다.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고 울며 떼를 쓰는 모습을 간혹 본다. 이 때 대개 부모들이 쩔쩔매고 일을 수습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부모가 떼를 쓰는 아이를 잘 다스려서 어릴 적부터 떼쓰기 보다는 바른 의사 표시로 얻을 것을 얻고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 시키며 자라게 하는 일이 바람직하다. 단호한 부모의 의지와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내에서도 도를 넘어 떼를 쓰고 말썽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그것이 흔히 잘 받아들여지는 가능성과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기적이어서 대개 자기네가 주장하는 목적을 얻어내는 데만 온 신경을 쏟는다. 마치 떼를 쓰는 아이들과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든 생각하지 않고 파괴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몸까지도 내던진다. 우리 사회는 정이 앞서는 사회이다. 적당히 받아주고, 적당히 덮어주는 바람에 눈물이 쏙 나게 야단을 맞아야 할 떼쓰기가 이득을 취한다.

  요즈음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떼쓰기 식 투쟁이 많아졌다. 예 컨데 우리 지역의 쓰레기처리장은 꼭 필요하지만, 우리 근처에 설치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국가안보는 꼭 필요하지만, 우리 근처에 군 시설은 절대 안 된다. 기업은 적자가 나더라도 기업의 노동조합은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을 강행한다. 공기업의 경영효율화가 시급함을 알아도 노조는 성과급 도입을 반대한다. 이렇게 개인이익과 집단이기주의가 판을 친다. 무엇이든지 강하게 떼를 쓰면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법위에 떼법’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떼쓰기가 사회의 흐름이 되었고, 국회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우리 국회 의사당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이 잦아졌다. 말하자면 자기네끼리 싸우다가 결판이 안 나서 한 쪽이 힘으로 몰아붙이면 진 쪽에서는 억울하다고 떼를 쓴다. 어디에 이런 국회가 있을까? 지도자들이 행동을 할 때에는 분명한 목적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더구나 국정을 운영하는 데에는 더욱 그렇다. 편 갈라서 떼쓰기로 일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서로 배려와 존중으로 협상을 통해 전체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떼를 쓰는 아이들이 아직 자라지 못해서 그런 것처럼, 떼를 쓰는 행위가 잘 통용되는 사회도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회이다. 사회가 잘잘못을 제대로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떼쓰는 어리광이 통하지 못할 것이다. 말썽꾼들의 신뢰와 평판이 깎이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고, 사회의 싸늘한 비난이 두렵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게 사회가 징벌을 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통제이고 사회교육이다.

  결국 ‘불합리한 떼쓰기’가 통하는 책임은 사회에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사회적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그 중에서도 이를 부추겨온 언론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국회파행에서도 관련자들이 반성보다는 ‘그래도 얻은 것이 있다’는 식의 평가를 하는 분위기를 보며 참으로 실망이 많다. 이것은 주로 언론의 양비론과 양시론에서 비롯된 원인이 크다고 본다. 언론이 중심을 잡아 시시비비를 분명히 해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분명한 ‘가치’와 단호한 윤리적 ‘정신’을 세워야 한다. 이에 반하는 떼쓰기 어리광에 대하여 언론이 철저하게 응징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떼쓰기 문화를 바로잡아야 우리가 성숙한 사회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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