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상대 갑(甲)질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48)과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46)이 나란히 검찰 조사를 받았다.이 부회장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아들, 정 사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으로 모두 현재 3세 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
재벌 3세가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갑질은 지나친 특권의식에 기인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대체로 "이런 기형적 인식은 사회를 좀 먹고 시민의식에 절망과 분노를 각인하는 악성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징벌이 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정 사장 모두 혐의 부인..檢, 추가 조사 후 기소 여부 결정 방침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박재휘)는 지난달 중순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정 사장은 지난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과 정 사장 모두 검찰 조사 당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폭언은 인정하면서도 폭행은 없었다고, 정 사장은 한 차례 가벼운 폭행만 있었을 뿐 상습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부회장은 수행기사에게 욕설 등 상습적인 폭언과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나오는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2014~2015년 사이 개인 운전기사 2명을 수차례 폭행한 사실이 적발됐다며 지난 8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또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 역시 정 사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주당 52시간을 초과해 근로를 시킨 사실이 인정된다며 지난 7월 정 사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정 사장이 3년간 교체한 운전기사만 12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8조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폭행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검찰은 이 부회장과 정 사장에 대한 추가 조사 후 조만간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재벌 3세들 '갑질' 사회문제화..구본호 범한판토스 부사장 비롯 조동만 한솔부회장, 최철원 M&M 전 대표등 잇단 추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에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재벌 3세들의 '갑질'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이 부회장은 대림산업 창업주 고(故) 이재준의 손자이자,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장남이다. 현재 대림산업 대표이사직을 맡아 대림그룹의 3대 총수로 낙점된 상황이다. 10대 그룹 중 여덟 곳에서 재벌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약한 사람 멸시하는 행동은 기업 이미지와 경영에 큰 손해..도덕·윤리 교육에 힘써야"
재벌 3세들의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은 파견법 위반이므로, 이들 기업들이 운전기사들을 직접 고용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로 인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등의 사례를 거론, “이것은 명백한 파견법 위반으로 향후 현대비앤지스틸은 차별적 처우 뿐만 아니라 파견법 위반으로 직접 고용의무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받을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