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소송이 임 고문의 1심 판결 무효 주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2일 수원지법 가정법원에서 열린 이 소송 항소심 2번째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참석한 임 고문은 법정을 나오면서 "1심 판결의 관할권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중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올해 1월 끝난 1심에서는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지난 6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1조 원대에 이르는 위자료와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입장을 바꿨다. 그는 항소심이 진행 중인 수원지법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내용의 반소(反訴)를 제기했다. 이부진 사장이 낸 소송에 맞대응해 소송을 낸 것이다.
이후 임 고문은 "1심은 재판 관할을 위반해 무효"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처음으로 재판 관할권을 문제 삼았다. 이날 임 고문이 관할권 문제를 재차 거론한 만큼 향후 재판에서도 이를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사소송법 22조는 이혼재판 관할을 규정하고 있다. 1호는 부부가 함께 살았던 주소지 관할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며, 2호는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주소에 한 사람이라도 살고 있다면 관할 법원에서 재판, 3호는 두 사람 모두 다른 주소로 옮겼다면 피고 쪽 주소지 관할 법원이 재판한다고 규정한다.
이 사장 측은 의견서 제출 당시 "소송을 낼 때 임 고문과 같이 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1호는 해당하지 않고 2호는 증명이 되지 않아 3호인 피고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법원인 성남지원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