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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위원장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위원장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6.06.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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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구조조정..위기 돌파 리더십 안 보여

 
경제부총리를 정통 관료 출신과 학자 출신이 맡았을 경우 서로가 큰 차이가 있다. 관료출신일 경우 조직장악을 잘하지만 창의적인 새 정책을 구현하기 어렵다. 정해진 궤도를 답습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반면 학자출신들은 리버벌하지만 관료장악이 어렵다. 선후배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관료출신들은 학자출신 부총리를 진정으로 섬기지 않고 외인부대취급을 하는 탓이다.

왜 엉뚱하게 불쌍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구조조정의 책임을) 다 뒤집어 쓰느냐? (경제)부총리가 종합적으로 조정·조율해야 한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한국은행 강연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일호 부총리의 리더십 발휘를 촉구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지난 4월 유 부총리가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구조조정 이슈가 수면으로 떠올랐지만 정부와 중앙은행, 국책은행 등이 저마다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언급할 정도다.
 
문제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모든 이슈들이 치밀한 사전조율과 비상 계획 없이 한꺼번에 공론의 장으로 끌려 나오면서 이후 '질서'를 잃었다는 점이다. 유 부총리의 경우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겠다던 발언은 우물에서 숭늉 찾으면 안된다”(512)로 이어졌고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던 발언은 자꾸 저한테 물어봐도 제가 잘 모른다”(526)로 달라졌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에 왜 컨트롤타워가 없냐. 관계기관 TF(금융위원장 주도의 구조조정협의체를 지칭)가 지금 작동하고 있는 기구다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반면 유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라고 지목한 구조조정협의체를 이끄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컨트롤타워는 경제장관회의다. 공식적으로 최종 결정하는 주체다라고 다른 말을 했다. 컨트롤타워가 어디냐를 두고도 부처 수장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비눗물 묻은 손으로 유리그릇을 만지고 있는 듯 하다”고 신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비장한 심정을 비친 것이다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물론 청와대마저도 최근에는 뒷짐진 듯한 분위기다. 그저 금융위가 전면에 나서주길 바라는 듯하다. 이쯤 되면 실질적인 경제사령탑의 '실종'상태라고 할 것이다.
 
오죽하면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이 친정인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을까. 기재부와 금융위를 제외한 여타 관계부처들이 구조조정 문제에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은 '까딱하면 덤터기 쓸 수 있다'는 관가의 '보신주의'와도 연관이 있다. 구조조정은 칼에 피를 묻혀야 하는 작업인 만큼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책임지는 결정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학자이자 정치인 출신의 유 부총리와 정통 관료 출신의 임 위원장 간의 신경전에 묘한 주목한다비관료 출신으로, 정부부처 내에서도 엘리트 집단으로 소문난 기재부 최고 자리에 앉은 유 부총리는 관료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뭔가 보여주려 할 것이고, 엘리트 관료로서 임 위원장은 그런 유 부총리가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두 사람의 출신성분을 따질 정도도 한국경제가 한가하지 않다. 갈 길 이 멀기만 한데 정부 안의 위기돌파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러는 사이 미래 한국경제 성패의 목줄을 쥐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는 정처없이 산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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