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0:00 (목)
경제사령탑서 '재벌거수기' 변신?
경제사령탑서 '재벌거수기' 변신?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6.03.08 00:3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대그룹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 44%”..박재완-윤증현 등 전직 장관 망라

 
이번 주부터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올해 선임되는 10대 그룹 사외이사의 두 명 중 한 명 정도가 권력기관 출신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업정책을 총괄했던 경제 관료 출신들이, 사외이사가 된 경우가 많았다.

미국 100대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의 4분의 3은 경쟁사 CEO를 포함한 재계 인사들이고 관료 출신은 10%에 못 미친다. 경제사령탑 출신들이 다른 사람 눈에 안띄게 사실상 전관예우를 받는 수단으로 전락한 사외이사의 실태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해 봐야하는 이유다.

7KBS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 초까지 기획재정부를 이끌었던 박재완 전 장관을 삼성전자 사외 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박 전 장관은 롯데쇼핑의 신규 사외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박 전 장관에게 장관직을 물려줬던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도 두산인프라코어 사외 이사로 영입됐다. 주요 경제부처 수장이 대기업 사외 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장관 뿐 아니라 김석동, 임영록, 허경욱 등 전직 기재부 차관들도 대기업 사외 이사로 변신한다.
 
KBS와 재벌닷컴이 분석한 결과 신규 또는 재선임 사외 이사의 44%가 이른바 권력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재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대기업 정책에 직접 관여하거나 규제, 관리하던 부처 출신이 많았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등 판검사 출신 인사도 16명에 이른다.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전직 장,차관들이 권력기관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 (사외이사 제도의) 본질적인 측면과는 현실이 좀 멀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같은 조사 때 보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비율이 5%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사외이사로 자리를 바꾼 권력기관 출신들 가운데 단연 전직 경제 관료들이 눈에 띈다. 현직에 있을 때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관련 정책과 규제를 만든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이들의 퇴직 후 영향력도 적지 않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고위급 관료를 얼마나 영입했는지가 회사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또 다른 형태의 전관예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기업의 방패막이용 사외이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사외이사란 본래 기업 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탓이다.
 
금융감독원 공시 사이트에 나온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회의록 상 전직 경제 사령탑은 7백 차례 이상 이사회에 참석했다. 이사회 참석 한 번에 지급하는 금액은 적게는 3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 만 원이다. 전체적으로는 1인당 연평균 5,260만 원을 받았고, 일부는 사무실과 차량, 건강검진 등도 제공받았다.안건 찬성률은 100%였다.기업이 내놓은 안건에 반대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사전 논의를 통해 안건을 수정해 반영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비중이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 한 번도 전직 장차관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에 회사 정책에 반발해서 중도 사퇴를 한다거나 어떤 뉴스를 만든 일이 없기 때문에 견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을 해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