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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H사장 '의문(?)의 퇴임'
이재영 LH사장 '의문(?)의 퇴임'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6.02.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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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개월 남기고 '집으로'..석연찮은 배경 놓고 '외압설' 분분

 
정치권 실세들의 외압인가 아니면 국토부 후배(행시)들을 위한 용퇴인가. 이재영(사진·59)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임기 만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돌연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국토교통부·LH·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퇴임식을 마치고 LH 수장직에서 물러난 이재영 사장이 급작스레 사직한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먼저 정치권 거물인사의 내정설이다. 지금 정가에서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 중량급 인사들의 교통정리가 한창이다. 선거에 나갈 사람과 그렇지 못하고 공기업 수장으로 기용될 사람들을 구분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LH사장 후보가 내정됨에 따라서 이 사장이 전격적으로 통보를 받고 사퇴를 결정했다는 추측이다.
 
이렇다보니 정치권의 사퇴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풀이가 힘을 얻는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에게 줄 카드를 제시하기 위해 윗선에서 이 사장에게 사퇴하라고 요청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산하 공기업까지 미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다.
 
다음은 노조와의 갈등설이다. LH부채공룡꼬리표를 떼기 위해 빚줄이기에 나섰던 이재영 사장이 직원들의 성과급·연봉을 깎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려다가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충돌 양상을 빚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책임을 지고 LH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얘기다. 2년 재임기간 동안 금융부채를 106조원에서 89조원으로 17조원이나 줄이는 한편, 사업·조직개편을 통해 LH를 안정화 단계로 올려놨다는 판단도 반영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재임기간을 4개월 남기고 떠날 만큼 위중하거나 급박스런 사유가 없어서다. 실제 이달 하순엔 LH기자단과 간담회 일정도 잡아 놓은 상태였다. 그만큼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 국토부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했다는 시각도 있다. 최대 공기업인 LH사장 자리를 기대하는 능력있는 국토부 후배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이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LH가 국토부 산하기관이긴 하나 국토부 본부처럼 당장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야한다거나,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물러나야하는 자리도 아니다.
 
세간에선 여전히 외압설에 신빙성이 두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재부 출신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취임할 당시에도 이재영 사장은 국토부 출신의 유력한 장관 후보자 였다. 주택·건설·교통 정책 전문가인 이재영 사장 등 국토부 출신을 배제하고 비전문가인 강호인 장관이 임명되면서 정권 실세나 이와 가까운 이들의 유무형의 힘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게다가 강호인 장관 취임 이후엔 국토부 2차관을 기재부 출신으로 앉히려는 시도가 정부나 정치권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도 정치권이나 기재부 출신들이 국토부를 장악하려는 시도와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청한 LH의 또 다른 직원은 실제 이 사장이 지난주 서울에 다녀오고 나서 사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보통 사임 최소 한 달 전에 의사를 밝히고 후임자를 찾을 텐데, 사임 의사부터 퇴임식까지 순식간에 모든 절차가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면서 외압 소문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LH 사장 자리가 예민한 지역 현안을 많이 다뤄야 하는 위치고 외압도 많다 보니 이 사장이 평소 스트레스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굳혔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출신 후배들 자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니 그만둔 것 아니겠냐며 말을 아꼈다.
 
이재영 LH 사장은 국토부까지 합쳐 공직 생활 37년 만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토지국장, 국토균형발전본부장,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지냈다경기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36LH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의 임기는 오는 6월까지였다. LH 사장 임기는 3년으로,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국토부와 LH는 곧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새 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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