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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속전속결'식 구조개혁 나서야
이동걸 산은 회장, '속전속결'식 구조개혁 나서야
  • 금융소비자뉴스
  • 승인 2016.02.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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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선·철강 등 구조조정 시급..실력 길러 '발빠른 행보' 보여야

 
‘낙하산’, ‘보은인사의 논란을 일으킨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취임식을 갖고 정식 취임한다. 이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를 졸업했고, 지난 대선 때 금융인들의 박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이 더욱 가열됐다.

이 회장의 앞날에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다. 안으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산은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밖으로는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나가는 솜씨를 보여줘야 한다. 당장 해운, 철강, 조선업 등 골치아픈 산업기업의 구조조정 과제가 놓여있다. 또 미래산업 지원 등 새롭게 부상하는 역할도 잘 수행해야 한다. 산은이 보유한 비금융회사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도 과제다. 정부는 정책목적을 달성한 기업의 경우 그간 출자전환했거나 투자했던 지분을 2018년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는 임기 안에 매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 회장은 선임된 직후 곧 바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낙하산'은 기존 홍 회장을 비롯해 국책은행에 번번이 제기되는 논란이기도 하다. 현재 산은 노조는 이 회장에 대한 자질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회장의 자질로 정책금융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나 이 회장에게서는 정책 금융기관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찾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산은의 덩치는 웬만한 재벌에 못지 않다. 자산이(연결기준) 300조원. 삼성의 351조원에 버금간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곳이 377, 15% 이상의 사실상 자회사만 128곳에 이른다. 조선·자동차·항공·제철, 분야도 다양하다. 모두 부실기업을 떠안다 보니 그렇게 됐다. 산은을 빼고는 지금 정부가 강조하는 구조개혁을 말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당면한 구조개혁을 지휘할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다. 경제부총리가 구조개혁의 총괄 지휘관이라면 관청쪽 실무사령관이 금융위원장, 그리고 민간 쪽 파트너가 산은 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은 하다보면 은행들도 다그쳐야 하고 저항적인 노조나 기업총수를 윽박지르기도 하는 악역을 해야 하기도 한다. 정책 금융과 구조개혁의 경험과 지혜가 꼭 필요한 자리인 것이다.
 
문제는 그가 이 정권의 낙하산’ , ‘보은 인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금융인 중 가장 먼저 박근혜 지지 선언을 한 대표적인 친박인물이다. 이 정부 들어 KB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권 자리마다 물망에 올랐으며 언젠가 한자리 할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인 홍기택 전임 회장이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논란을 빚었다. 이 회장이 금융 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음에도 산업은행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 기업구조조정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이 회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산은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해운·조선·철강 등의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지난해 5조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은폐 의혹이 불거졌을 때 최대 주주이자 주채권 은행인 산은의 부실관리 책임이 크게 불거졌다. 자격도 없고 실무도 모르는 사람이 산은회장에 앉아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지난 해 대우조선해양의 3조 원 이상의 추가 손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을 관리·운영하는 산은이 이를 발견하지 못해 많은 질타가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STX조선 부실과 대우증권 매각 등 산은에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다.
 
우리는 역대 정권의 낙하산’ , ‘보은 인사가 얼마나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많은 피해와 부작용을 일으켰는 지를 두루 경험했다. 그런 비난을 받고도 또 친박 인사를 앉혔으니 노조가 반발하고 금융권이 시큰둥해 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 회장이 은행부터 캐피탈, 증권 등 금융업계의 전반적인 현안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발빠른 행보를 보여야 한다. 또한 정권 인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하게 공부하면서 '속전속결'식 구조개혁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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