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빠생각' 예매권 배정 논란 ..금융위, "홍보대사 감사 차원"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사진)가 금융사들에게 핀테크 홍보대사인 배우 임시완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빠생각’ 예매권을 사실상 강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위는 ‘강매’ 의혹을 부인했지만, 금융사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금융위가 협조 요청을 한 것은 사실상 ‘강매’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 10여곳의 금융사에 ‘오빠생각’ 예매권을 사줄 것을 협조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금융위에서 전화를 받은 뒤 영화 예매권을 2000~3000장씩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 협조 요청을 받은 뒤 예매권 3000장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복지 차원에서 나눠줬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일부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홍보대사인 임시완씨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표하고자 영화표를 구매해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가 조직적 차원에서 강매·할당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오빠생각’ VIP 시사회에 참석해 “임시완씨가 핀테크 홍보대사인데 우리가 한푼도 못 줘 굉장히 미안했다. 금융사들도 신세를 진 것”이라며 “‘오빠생각’이 나오면 우리가 꼭 보겠다. 보답할 게 뭐가 있나. 우리가 시사회 와서 봐주고 입소문을 내고 많은 분들이 보게 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서태종 금융감독원 부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 금융권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금융위는 한국전쟁 당시 어린이합창단을 소재로 핀테크와 관련이 없는 이 영화 시사회장에 핀테크 홍보 부스를 설치하는 등 시연행사를 열기도 했다.
영화의 사전 예매율과 개봉 초기 관객 수는 그 영화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배급사 측은 ‘오빠생각’이 개봉 당일과 이튿날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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