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파리바게뜨 경영 SPC그룹 왜 이러나?
<정리뉴스>파리바게뜨 경영 SPC그룹 왜 이러나?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12.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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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아들 ‘병역특례 복무’등록-中企 일감 '가로채기'?..회사측 "낭설"부인

 
국내 최대 빵집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허영인(66) 회장 아들의 수상한 병역특례 복무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너 일가가 소유한 정보통신기술 업체가 중소기업들의 일감을 가로채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상 대기업 계열사인데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 중소기업에 돌아갈 몫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한국철도공사와 중소기업청 등에 따르면, 전사적 자원관리(ERP) 전문기업인 ASPN은 올해 11월 한국철도공사의 차세대 ERP 구축 용역사업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예산 180억원 규모의 이 용역사업에서 철도공사는 중소기업을 우대하기 위해 심사항목에 상생협력 평가를 포함시켰다. ASPN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이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 경쟁사 컨소시엄을 제쳤다.
 

허 회장 두 아들 명의 IT업체, 철도공사 ERP 용역사업 따내..경쟁사들 중소기업 해당안돼반발

 
그런데 ASPNSPC그룹의 관계가 뒤늦게 드러나 입찰에서 탈락한 경쟁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ASPN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2003년 자본금 6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SPC그룹의 ERP 구축·운영을 도맡아왔다. 허 회장은 이 회사 지분 52%를 그룹 임원들의 부인 명의로 숨겨오다가, 지난 해 말 금융실명법 개정으로 차명재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두 아들 명의로 전환했다.
 
철도공사 입찰에 탈락한 중소기업들은 “ASPN은 중소기업이 아닌데도 철도공사 입찰에서 중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해 달라며 철도공사에 공문을 보내 요구했다. 중소기업청은 대기업인 SPC그룹의 오너 일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ASPN은 현행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탈락 중소기업 관계자는 판로지원법에는 ASPN과 같은 위장 중소기업을 가려낼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도, 중소기업청이 이를 적용하지 않고 ASPN을 중소기업이라고 하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해석"이라며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이라는 중소기업기본법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 차남 병역특례 복무 뒤 외주업체의 SPC그룹 일감 '급증'

 
이와 함께 주목할 일은 허영인 회장의 아들이 그룹 외주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병역 특례)으로 군 복무를 대신한 뒤 이 외주업체가 SPC그룹으로부터 받는 일감이 급증한 사실이다. SPC그룹과 병무청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허 회장의 차남 희수(37·비알코리아 전무)씨는 정보처리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04~2006년 진코퍼레이션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
 
진코퍼레이션은 2001년부터 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의 판매관리시스템(POS) 구축·관리를 맡아온 외주업체다. 진코퍼레이션은 희수씨가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를 마친 뒤인 2009년부터 비알코리아에 더해 파리크라상의 판매관리시스템까지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판매관리시스템은 매장 수에 비례해 규모가 커진다.
 
지난 해 말 기준 파리크라상 매장은 파리바게뜨 3450개와 파스쿠찌 400개 등 약 4000개로, 19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비알코리아보다 2배 가량 많다진코퍼레이션의 SPC그룹 일감 규모가 2009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당시 진코퍼레이션의 SPC그룹 관련 매출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기준으로 진코퍼레이션의 SPC그룹 관련 매출은 40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진코퍼레이션서 근무할 당시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희수씨가 진코퍼레이션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당시 제대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병역법은 산업기능요원이 8일 이상 무단결근하면 편입을 취소하고 현역 입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SPC그룹 출신 인사는 부실 출근 관련 투서가 들어가는 등 말이 많아 병무청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희수씨의 한 지인도 그룹과 관계 있는 회사에서 병역 특례를 했다고 들었는데, 지인들 사이에선 (희수씨가) 거의 출근을 안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희 진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희수씨가) 지각은 했어도 출근을 안 하는 일은 없었다. 병무청이 여러 차례 조사를 나왔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SPC그룹의 일감이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희수씨와 연관된 게 아니라, 우리 회사 기술이 국내 1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PC측 “복무과정서 위법사실 없었고, 의혹제기는 일방적 주장일 뿐" 

 
허 회장의 장남 진수(38·㈜SPC부사장)씨도 병역 특례 초기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복무했다. 동생 희수씨가 병역 특례를 시작할 즈음 SPC그룹의 또 다른 외주업체인 새암소프트로 복무지를 옮겼다. 당시 진수씨의 집은 서울 용산구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사무실은 출퇴근이 가까운 강남구에, 새암소프트 사무실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도 성남시에 있었다.
 
새암소프트의 윤 모(52) 당시 대표는 “(진수씨가) 정상적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지만당사자인 진수씨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중간에 IBM으로 합병됐지만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그 회사에서 끝까지 근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PC그룹측은진수씨가 새암소프트로 복무지를 옮긴 것이 맞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집 근처의 글로벌 기업을 관두고 집에서 훨씬 먼 외주업체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근무 여건과 적성이 안 맞아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기능요원 복무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 사실도 없었다. (희수씨의 부실 복무 의혹 제기는) 10년도 넘게 지난 일로 일방적 주장일 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진성준 의원, "병무청 담당 직원, 차남과 함께 복무한 요원들 철저히 조사해야"

 
하지만 허씨 형제의 경우처럼 수상한 병역 특례를 막기 위해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국회 국방위원회의 진성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허 회장의 차남 희수씨가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한 SPC그룹 외주업체 진코퍼레이션에 대한 병무청의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희수씨가 복무중이던 200610월 작성된 실태 조사 세부 평가점수 산정표를 보면, 진코퍼레이션은 출근부·연구(산업기능)요원 명부·개인별 복무 상황부 비치 및 정리 실태항목에서 5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진 의원은 해당 업체 대표이사는 ‘SPC그룹 차남이 복무 당시에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는 취지로 해명을 했지만, 이 회사가 SPC그룹에서 얻은 일감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 의원은 “SPC그룹 차남의 부실 복무 의혹과 관련해 병무청 담당 직원, 차남과 함께 복무한 요원 등을 상대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 2, 3세들의 병역 비리를 막기 위해 현행 병역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특권층의 군 복무 회피 통로로 이용된다는 비판 때문에 병역 지정 업체 대표의 4촌 이내 친척이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간의 갑을관계를 악용하는 사례를 차단할 장치는 현재로서는 없다. ‘업체의 아들이 업체에 들어가 복무를 부실하게 해도 서로 간에 이해관계가 있어 '쉬쉬'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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