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김승연 한화회장 경영복귀는 "반칙이자 편법"
<정리뉴스>김승연 한화회장 경영복귀는 "반칙이자 편법"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4.27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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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대상이 집행유예 기간중 사실상 경영활동..기업인 도덕성과 윤리의식 망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우리나라 재계에서 한화그룹만큼 기복이 심하거나 앞날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기업은 드물다. 비교적 총수의 행보가 안정적인 다른 기업과는 달리 한화그룹은 김승연(사진) 회장의 파격 스타일과 돌출행동이 많은 탓이다.

 

한화그룹, 사상 최대 규모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 수주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한화큐셀은 2015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1년여에 걸쳐 미국 2위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에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하고 이같은 계약 체결 내용을 지난 20(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발표했다.

 
1조 원 규모로 알려진 이 계약은 모듈을 전부 설치하면 대구 전체 인구(250만 명)가 쓸 만한 전력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2010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한화는 그동안 업황 부진으로 수많은 태양광 기업이 도산하는 악조건에서도 독일 큐셀 인수, 한화솔라원과의 합병 등으로 드라이브를 건 끝에 '대어'를 낚았다.
 

과감한 행보 배경에 '절박한 정황'

 

      한화그룹 로고
이같은 한화그룹의 과감한 행보는 그만큼 새롭게 판을 짜나가야 하는 한화그룹의 절박한 정황을 보여준다. 3년 전 김승연 회장이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뒤 한화는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렁 속에 빠져드는 듯 했다.

 
지난 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 회장은 삼성 계열사 4개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극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주 재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남다른 배짱과 뚝심이 화제가 됐다. 수년 간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결과 전례 없는 사업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때론 시련과 질곡을 안겨주기도 했던 김 회장의 남다른 승부사적 기질이 이번엔 제대로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회장이 역점을 둬서 추진한 한화그룹의 삼성 계열사 인수가 위로금 갈등에 갇혀 꼼짝 못하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삼성테크윈 노조가 하루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화그룹 인수에 따른 협상과정에서 노사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조가 총파업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계열사 인수 지연으로 속타는 김 회장 

 

삼성테크윈 노사협상의 최대 난제는 위로금 수준이다. 삼성테크윈은 노조에 위로금 금액은 1천만 원+기본급 4개월 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2천만~2500만 원 정도다. 노조는 2013년 삼성그룹이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에 매각할 당시 지급한 위로금 평균 6천만 원(4천만 원+10개월치)이상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대략 1인당 1억원 정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준의 위로금은 삼성그룹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이 금액대로라면 삼성그룹은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데 위로금으로 8천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삼성그룹이 매각대금으로 받기로 한 19천억 원에 거의 절반 수준이다.
 
사상 최대 태양광모듈 사업 수주여세를 몰아 재계의 뜨거운 아이템으로 떠오른 면세점 사업에도 서슴없이 도전장을 낸 김 회장으로선 현 국면을 마냥 즐기고 있기에는 삼성계열사 인수지연에 따르는 피해가 너무 크다. 뭔가 결정적인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경영복귀 앞두고 이미지 쇄신 고심

 

 한화생명 63빌딩
김 회장이 당면한 새로운 과제는 이미지 쇄신과 후계구도 정립문제다. 지난 20073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한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된 데 이어 곧바로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뽑혔다. 23개월 만에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이다. 김 회장은 200212월 대한생명 인수 이후 대한생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대한생명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생명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해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20079월 한화 대표이사직에서 다시 물러났다. 당시 김 회장이 차남이 폭행을 당한 데 대한 이른바 북창동 보복폭행사건을 일으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결과 징역 16,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 집행유예 기간 끝나야 한화대표 취임 가능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그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화약류를 다루는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김 회장은 그 뒤 특별사면을 받고 20089월에 한화 대표이사에 두 번째로 복귀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김 회장의 복귀를 놓고 후진적 지배구조라고 맹비난했다.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정치권을 등에 업고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성토와 지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김 회장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난 해 2월 한화 대표이사에서 또 물러났다. 김 회장은 2012년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아 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두 번째 물러날 때와 마찬가지 이유로 대표이사를 사임해야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사실상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해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의욕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변칙과 편법에 다른 경영활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식으로 한화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은근슬쩍경영에 복귀해서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탓이다.
 

경영권 이양 및 3형제 후계구도 정지작업

 

 김동관 한화상무
한화그룹의 경영권 이양과 후계구도도 관심을 모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장남 동관(31)씨와 차남 동원(30), 삼남 동선(26)씨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동관 씨는 20101월 한화에 입사해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등을 거쳐 현재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화솔라원의 영업실장(CCO·Chief Commercial Officer/상무)으로 근무하고 있다.

 
동원 씨도 올해초 한화L&C의 평직원 신분으로 입사,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 파견 근무하며 경영참여 준비를 본격화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종목에 참가해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동선씨는 지난 해 10월 한화건설에 매니저 직급으로 입사했다 이는 김 회장이 앞으로 장남에게는 그룹의 주력이 될 태양광 사업, 차남은 소재사업, 삼남에게는 건설 부문을 분할해 맡기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남 동원씨 '북창동 폭행사건' 등 다양한 전과

 

   차남 동원씨
차남 김동원(사진) 씨는 지난 200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북창동 보복 폭행사건'1차 당사자. 당시 김씨가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다 폭행을 당한 뒤 이를 알게 된 아버지 김 회장이 보복폭행에 나섰다가 구속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국내 재벌총수가 회사 비리가 아닌 개인사유로 구속되는 진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는 또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해 2월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에 대한 집행유예 기간은 20162월에나 끝난다. 이에 앞서 2011년에는 차량 접촉사고 후 뺑소니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래저래 부모 속을 태우고 사회적 물의를 많이 빚은 인물이다.
 
김 회장이 한화 대표이사로 언제 다시 복귀할 지는 미지수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거나 사면복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집행유예는 2017년 끝난다. 그렇다면 그 전에 사면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정치상항과 사회 분위기가 녹록치 않다. 최근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노무현 정권 시절 두 차례 사면에 따른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논란으로 재벌오너들에 대한 사면권 행사가 앞으로 더욱 제한될 전망이다. 지금은 김 회장이 사면을 받으려고 로비를 하기보다는 보다 자숙해야 할 처지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초 김 회장이 석방된 이후 자신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신 그룹을 정비하고 친정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삼형제에게 사업부문을 분할해 경영수업을 시키고 자신은 조 대비식 수렴첨정 또는 대원군식 섭정방식을 통해서 그룹을 원격조종하면서 적당한 기회를 봐서 경영에 공식적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 은근슬쩍 장교동 사옥 출근..사실상 '경영 복귀'

 

  장교동 한화사옥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공식적으로 출근이나 경영 복귀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테크윈 등 삼성 계열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의 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미 경영을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위장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 회장이 최근 사실상 현업에 복귀해 회장으로 직무를 개시한 것은 반칙이자 편법이라며 자숙해야 할 사람이 집행유예 기간중 경영활동에 나선 것은 기업인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망각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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