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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이 타령과 4·29 선거
각설이 타령과 4·29 선거
  • 류동길
  • 승인 2015.04.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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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칼럼>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각설이타령을 선거판에 대입해보자. 선거 때만 되면 잊지도(죽지도) 않고 또 나오는 건 통 큰 개발사업과 복지증대 등 선심공약이다.

  4·29 재·보궐선거는 임기가 1년 정도에 불과한 4개 의석을 결정하는 초미니 선거다. 여당은 지역구민, 야당은 온 국민에게 선심을 쓰는 대선급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의석 4개를 두고 거창한 공약이 쏟아져 나오는데 내년의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어떤 선심공약이 폭발할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쏟아진 공약을 기억하는가. 5년 동안 새누리당은 134조5000억 원, 새정치민주연합은 192조원이 들어가는 복지공약을 내세웠다.

  우리 사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지공약 후유증을 앓고 있다. 돈은 모자라는데 쓸 곳은 많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학교가 밥 먹이는 곳인가, 공부시키는 곳인가 하는 논란도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돈 때문이다. 그런 논란은 있어도 교육의 본질과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없다. 밥만 먹이면 아이들은 제대로 자란다는 말인가.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걸 누가 탓하는가. 문제는 구체적 재원마련대책도 없이 공약을 쏟아내는 데 있다. 지키지 못할 허튼 공약 말이다. 그런데도 그런 공약이 현실적으로 먹힌다면 누구 책임인가. 허튼 주장을 응징 또는 견제하지 못하고 놀아나거나 지지한다면 허튼 주장에 날개 달아주는 격이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할 이유다.

  민주주의는 과연 민(民)이 주인(主人)인가. 국민은 국회의원을 뽑지만 그들을 국민의 대표라고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들이 국민의 뜻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주인인 국민의 대리인, 그것도 임시 대리인이다. 대리인인 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국민의 뜻으로 둔갑시키고 선심정책을 남발 하고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특권을 늘리려한다. 어느새 국회의원은 주인행세를 하며 경제도 교육도 모두 정치에 예속시킨다.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언론자유를 외치면서 괴담을 퍼뜨리고 대중을 선동하는 일에 동참한다. 사이비 언론이야 그렇다 치고 버젓한 간판을 내건 언론도 그런 일을 저지른다. 광우병 사태, 문창극 죽이기, 세월호 참극을 당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온갖 괴담과 거짓말을 여과 없이 유포시키고 사태를 꼬이게 하는 등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데 언론이 한 몫을 하지 않았던가. 일부 언론의 선동과 폭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는 셈이다.

  국가적 과제는 산적해 있다. 청년실업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가계부채는 1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안심대출 40조원을 푼다고 해도 가계대출의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가계부채는 줄어지지 않는다. 국가채무에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의 충당부채(미래에 지출될 예상액) 등을 더한 광의의 국가부채가 2014년 12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해 국가부채 증가분 93조원 가운데 47조원이 공무원·군인연금에 들어갈 충당부채였다. 공무원 연금개혁의 시급성을 말해주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을 합한 국가채무도 530조원을 넘어섰다. 누가 갚을 빚인가.

  저출산과 고령화로 복지지출은 계속 늘어나게 돼있는데 정치인들은 복지를 늘이지 못해 왜 안달인가. 정치를 제대로 하고 선거에 이기려면 꿈과 이상을 말하고 그걸 실현시킬 구체적 정책을 내놓고 국민에게 미래사회 건설에 동참할 것을 호소해야 한다. 각설이타령에는 해학과 풍자가 있어 흥이 나지만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그렇고 그런 타령에는 짜증이 나는데 어찌 덩달아 춤출 일인가.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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