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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사회는 '서강대동창회'?
우리은행 이사회는 '서강대동창회'?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3.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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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행장 이어 사외이사까지 '서금회'..CEO 감시자리에 동문 사조직

 
‘주인이 없는우리은행은 결국 '식민지'인가 아니면 '마피아'같은 사조직의 소굴인가. 아무리 주인이 없다고 해도 지난 연말 부임한 이광구(사진) 은행장에 이어 이번엔 사외이사까지 '서금회(서강금융인회)' 가 흘러넘친다. 지난 해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서금회 싹슬이가 우리은행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이건 정치금융도 아닌 '막장 금융'의 행태나 다름이 없"는 자조가 금융권에서 적지 않.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정한기 호서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등 4명을 선임했다. 은행 측이 공개한 경력을 보면 모두 학계나 여성계 출신들로 보이지만 4명 중 무려 3명이 정치권 출신이거나 정치권과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NH투자증권 상무, 유진자산운용 사장 등을 지낸 정한기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 출신이다.지난 2007년에 구성된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717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서강대 동문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정 교수는 유진자산운용 사장 시절이었던 20112012년 이 모임의 송년회와 신년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건배사 제의를 하는 등 고참 멤버로 활동했다. 정 교수는 서금회 현 회장인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보다 2년 선배다. 창립 때부터 회장을 맡았던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내정자가 2013년에 물러날 때에는 "퇴임해도 벗어날 수 없다"며 벨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당초 예정됐던 KB금융그룹 현직 임원을 제치고 KB캐피탈 사장에 내정돼 '서금회 파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금회 출신인 이광구 행장에 이어 다시 서금회 출신 사외이사가 들어온 것은 사외이사의 기본 책무가 최고경영자(CEO)를 감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금융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다. 서강대 출신의 한 금융권 인사는 "정 교수가 서금회의 고참 멤버로 모임에 자주 참석했다""서금회 뿐 아니라 정치권 활동도 폭넓게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2012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천 신청을 했으며, 대선 때는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처럼 은행장과 사외이사가 같은 사조직 출신인 것이 드러나면서 심각한 이해 충돌의 우려가 제기된다.
 
사외이사의 기본 책무는 CEO나 경영진을 감독하고 비리나 부조리, 경영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감시하는 자리인데, CEO와 같은 사조직 출신이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이해 충돌의 방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소식통은 "지난해 연임이 확실시되던 이순우 전 행장을 제치고 갑자기 서금회 출신의 이광구 행장이 선임된 것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것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은행장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까지 같은 사조직인 서금회 출신라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이것이 이광구 행장의 작품이 아니라면 이 행장은 자신의 안위는 물론 조직보호를 위해서라도 사외이사에 관한 입장을 국민들 앞에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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