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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누더기 인사'의 책임
KB금융 '누더기 인사'의 책임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3.0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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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윤종규 회장 소신껏 항해하도록 정치권이 도와야

 
KB금융그룹에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는 지난한 일인가.

새롭게 출범한 '윤종규 회장의 KB()'가 다시 난마처럼 일이 꼬이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와 인사 문제를 놓고 뭔가 실타래가 뒤엉키는 까닭이다. 따라서 경영진 내분 사태가 벌어졌던 KB금융이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KB금융지주 사장 인사를 놓고 외부 세력 개입설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지난 해 'KB 사태'로 당국에서 징계를 받은 전직 고위 임원들이 속속 경영 일선에 복귀하거나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KB금융 내분 사태의 핵심 관련자 중 한명으로 지난해말 물러났던 박지우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 5일 있었던 KB금융지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KB캐피탈 사장으로 내정됐다.그의 복귀와 관련해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막강 파워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내정자는 서금회 창립 멤버로 2007년 창립 때부터 6년간 회장직을 맡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초 KB캐피탈 사장은 다른 사람으로 내정돼 있었으나 막판에 박 내정자로 바뀐 것이라는 설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에서 징계를 받은 경영진의 복귀는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웅원 전 KB금융지주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이다. 금융권에서는 그가 조만간 KB금융그룹 중책으로 복귀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박 전 부행장과 윤 전 부사장은 지난해 9KB 사태와 관련해 각각 주의적 경고와 주의 처분을 받은 인물이다. 작년 KB내분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증거다. 그런 인물들이 속속 개선장군처럼 돌아온다는 것은 윤 회장이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외풍에 밀려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일종의 개혁의 후퇴를 의미한다.
 
임영록 회장 이후 자리가 없어진 KB금융지주 사장이나 정병기 전 감사 이후 공석인 지주 감사 자리를 놓고도 시끄럽다. 지주사 사장과 관련해 당국에서 특정 인물을 윤종규 회장에게 추천하고 있다는 '개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영록 전 회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 이후 KB금융그룹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윤 전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안을 놓고선 금융당국은 물론 신구 사외이사진 간에 이견을 보이면서 제동이 걸렸다.당장 9일 열리는 KB금융지주 이사회가 논란이다. 오는 27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사회로, 최고경영자(CEO) 승계 때 현직 경영진에 가점을 주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문제는 KB 사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달 중 물러나기로 했던 KB금융지주 현직 이사회가 금융그룹 CEO 승계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이다. 현직 경영진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물러날 사외이사들이 추진한 데 대해 최근 내정된 신임 사외이사들이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신임 사외이사들이 반발사우에 수긍이 간다. 한 사외이사 내정자는 "이런 중요한 문제를 곧 나갈, 쇄신 대상 사외이사들이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현직 CEO 프리미엄 명문화는 무능한 CEO가 연임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서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 내정자는 "물러날 사외이사들이 이것저것 결정하는 게 맞는 지도 의문"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모든 일들은 지난 해 경영진간 내분을 딛고, 올해는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던 윤 회장의 KB금융지주가 정치 외풍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인사에 사사건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이는 단순히 KB금융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금융인사가 과거의 관치금융을 넘어서 훨씬 악화한 정치금융의 형태로 변질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민간출신인 윤 회장의 신선한 경영쇄신 시도가 금융계에서 박수를 받고 있다. 그의 조직 장악이 아직 끝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괴롭히고 있는 실체가 현재의 정치권이다. 진정으로 한국 금융을 생각하고 지난 해와 같은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정치권 실세들은 KB금융을 더 이상 흔들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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