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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윤종규 회장도 '상왕' 노릇.."패거리-제왕적 권력구조" 비난
'민선' 윤종규 회장도 '상왕' 노릇.."패거리-제왕적 권력구조" 비난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2.2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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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차기회장 선임때 현직우선권 주는 지배구조개선안 발표 '물의'

 
KB금융지주가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시 현직 회장과 경영진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지난 해 겪은 내부 갈등 같은 경영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개선안이 현실화하면 현직 회장이 사실상 '상왕'의 지위에 올라 '꿩도 먹고 알도 먹는' KB금융그룹 안에서의 새로운 '내부 권력화 우려'가 강력히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석 달간 외부 컨설팅업체의 연구용역과 내부 논의를 거쳐 최근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했다.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전 미리 본인에게 연임 의사를 타진하고,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지배구조개선위원회에서 회장 임기 3년 동안의 경영실적과 내부 평가 등을 검토해 연임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한다면서 확정한 '지배구조 개선안'의 핵심이 '현직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보면 상식에 어긋난다는 반응이 많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배타적 승계 구조'를 확립해 주주들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관리인들이 KB금융이라는 공적 금융 기관을 사유화하려는 '이기적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KB금융의 개선안은 내부 승계를 원하는 집단적 이해를 악용해 '패거리'를 형성하고, 재벌 그룹 못지않은 '제왕적 권력구조'를 정착시킬 것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한 금융계 소식통은 "윤 회장은 광주상고 졸업 후 외환은행을 다니면서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하는가 하면 공인회계사 시험까지 붙어서 '자기 관리의 달인', '상고 출신 천재'라는 찬사를 받은 인물'이라며 "그런 그가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진정으로 인식한다면 이번과 같은 '배타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즉각 거부해 '이기심의 발로'라는 안팎의 의심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KB지배구조 개선안의 가장 큰 특징은 '현직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수개월 전에 먼저 현직 회장에게 연임 의사를 직접 묻는다'는 것이다.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회장 재직 시절 그룹의 경영 실적과 내부 평가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연임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그 결과가 긍정적이면 현직 회장을 최우선 후보로 선정한다는 것이 골자다.

지주회사 사장, 국민은행장, 계열사 사장, 국민은행 주요 그룹장 등에게도 연임 의사를 묻고, 연임 의사가 있고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으면 '1차 후보'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가히 '집단 이기주의'의 표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더욱이 이 '현직 우선권 부여' 조항은 신한금융그룹이 먼저 도입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 철회했던 제도라서 배경이 의심스럽다.

이미 논란을 빚고 철회된 조항을 KB금융이 도입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직 회장은 내부 우대 조항이 없는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도 이미 엄청난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 따라서 최근 연임이 확정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등에서는 현직 인사들이 자리를 독식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의 목적은 유능한 경영진이 경영을 맡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열린 승계체제가 필수적이다. 독립적인 이사회를 만들고 주주 대표의 참여를 가능하게 해 내,외부를 불문하고 유능한 인재가 영입되는 개방적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이사회와 주주의 견제가 미약한 국내 금융권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 회장선임 절차에서 현 회장이 프리미엄을 덤으로 받아 '내부권력화 우려'가 더욱 커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처럼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이것이 불씨가 돼서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다분하다.

한 금융계 인사는 "윤종규 회장은 엄밀히 말하면 내부출신으로 볼 수 없는 인사인데도 내부 출신으로 분류돼 노동조합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KB금융 회장이 된 인물"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KB금융을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만든다면 세상은 알아서 연임시켜 줄 것"이라며 당장 '현직 우선 조항'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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