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현안에 대한 '말바꾸기'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일 법원의 하나·외환은행 통합 가처분 결정에 대해 "제가 그동안 애기했던 부분과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신 위원장은 이같이 밝히며 당초 2월중 예비인가를 승인하려던 입장을 번복했다.
신 위원장은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을 하고 있었다"며 "법원의 판결 역시 노사합의를 통해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표명하고 있어 제가 얘기했던 부분과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난 달 12일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신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과 정 반대의 발언이다. 당시 신 위원장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노사합의를 거치지 않아도 통합을 승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와 외환노조에 충분히 합의할 시간을 줬다"며 "오랫동안 노사간 합의를 기다렸고 더는 시간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의 이 발언 으로 당시 외환은행 노조가 강력히 반발, 금융당국의 중립적인 자세를 요구한 바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 달 30일에도 "(통합승인) 2월 중에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노조가 서로를 겨냥한 비판을 내놓으며 갈등이 겪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당국이 노사합의 없이도 승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실상 신위원장이 말을 바꾼 셈이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원칙론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합병에 대한 책임이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고 (금융위는) 그만큼 부담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