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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김정주, '빛바랜 우정'
김택진-김정주, '빛바랜 우정'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1.3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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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놓고 돈 먹는' 세상..투전판이나 재계나 마찬가지

 
‘적과의 동침이었나.

호형호제하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회장이 돌연 적()으로 돌아서게 됐다. 지난 27일 넥슨이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바탕으로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보유목적 변경이라고 공시한 이후부터다.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회장은 지난 20126월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일본에서 상장된 넥슨재팬이 엔씨 김택진 대표의 지분 14.68%를 인수, 김 대표에게는 8000억원이라는 현금이 손에 들어왔다. 당시 빅딜진행의 목적은 미국 개임개발사 ‘EA’를 인수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던 것이다.
 
김정주 NXC 대표가 엔씨소프트의 경영참여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배경을 두고 그럴 듯한 설이 난무한다. 그러나 주된 배경은 손실만회와 게임개발력을 강화하자는데 있는 것 같다. 넥슨은 우선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1900억 원 가량의 손해를 봤다. 넥슨은 지난 20126월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당시 주당 25만씩 약 8025억 원을 주고 샀으나 그 후 주가가 189000원으로 떨어져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넥슨은 영업이익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나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49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넥슨의 수익감소는 외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로열티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게임을 수입해서 판매해온 넥슨은 지난해 3분기 로열티 비용으로 66억엔(606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전년동기나 직전분기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김정주 대표는 지난해 개발자컨퍼런스에 참석해 넥슨은 지난 10년 동안 히트게임 없이 인수합병으로 성장을 계속해 왔는데 앞으로 인수합병만 하고 게임개발은 안 할 건가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개발능력을 탐내 경영참여를 선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해온 넥슨과는 달리 엔씨소프트는 자체개발 게임으로 성장해 개발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넥슨은 유소년 위주의 가벼운 게임 개발에 강점이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등 성인들에게서 인기있는 고사양 위주의 게임 개발에 강점이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개발능력을 융합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넥슨이 퍼블리싱으로 많은 수익을 내는 업체다. 자체 개발력도 뒤떨어지지 않는 업체다. 따라서 개발능력을 탐내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게임출시 지연, 개발인력 이탈 등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기업문화가 불일치하는 데다 인력이탈의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탓이다. 넥슨의 일방적 경영참여 발표는 일단 불협화음의 전조인 셈이다. 넥슨의 경영권 행사 선언으로 재계에서 영원한 우정은 없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진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인 김택진 대표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김정주 대표는 평소 호형호제 하던 사이다. 비슷한 시기에 게임회사를 차려 경쟁하고 협력하며 20년간 우정을 쌓아왔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을 통해 등을 돌리게 됐다.
 
이제 경영권의 향방은 3월에 열릴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재 열쇠는 넥슨(15.08%)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택진 대표 외 3(10.16%)과 자사주(8.93%)를 합친 것이 더 많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여기에 국민연금(6.88%)과 소액주주(58.95)의 결정이 엔씨소프트의 앞날을 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돈 놓고 돈 먹는' 것은 재래시장의 투전판이나 현대사회의 재계나 다름없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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