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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책임론'-론스타에 또 당해
김정태 '책임론'-론스타에 또 당해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1.30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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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무죄' 외환銀, '유죄' 론스타에 400억 배상..'국제적 봉'?

 
외환은행이 2003년에 벌어졌던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400억원가량의 돈을 최근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과 론스타는 2012년부터 이 사건과 관련해 싱가포르 법원에서 중재 절차를 거쳐왔다. 이번 싱가포르에서의 중재 결과로 무죄를 받았던 외환은행이 유죄를 선고받은 론스타에 피해액을 배상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이사회와 주주들이 반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경영진을 상대로 마땅한 책임론을 제기할 경우 큰 논란이 일 전망이다.

29일 금융계와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실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싱가포르 고등법원의 중재에 따라 론스타에 400억원의 돈을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하면서 벌였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손해를 당시 주주에게 배상하라는 취지의 중재 건이다.

이번 판정은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을, 론스타와 론스타가 파견한 외환은행 이사(전체 9명 중 5명)들이 저지른 사건으로 보고 론스타에는 유죄를, 외환은행에는 무죄를 선고한 2012년 대법원 판결과 어긋난다.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중재 판정을 실제로 집행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국내에서 시비(중재판정 취소 소송)를 가려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외환은행은 이런 조처를 취하는 대신 판정문이 송달된 지 일주일여 만에 이사회 의결 없이 론스타에 배상금을 지급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의 김하나 변호사는 “외환은행에 손해를 끼친 론스타 파견 이사 5명에 대한 구상금 청구 소송이나 (론스타가 이후 제기할) 집행 판결 소송 등을 거쳐 배상금 지급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은데, 굳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배상금을 이렇게 시급하게 지급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성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에 대해 “법무팀으로부터 중재 판정에 관한 사안을 보고받았지만, (배상금 지급 여부는) 이사회 의결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이 이처럼 발빠르게 배상금을 지급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주가조작 사건 소송이 진행되던 2010~2011년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간에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해,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에 이면계약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 외환은행 쪽은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 중재에 관련된 사항을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하나금융지주 쪽은 “주가조작 소송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간의 문제로, 이면 계약이 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득의 론스타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면밀한 법률적 검토 없이 성급한 배상금 집행을 통해 외환은행에 손해를 입힌 외환은행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하는 한편, 이번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철저히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재는 2003년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손해를 입었던 '올림푸스 캐피탈(당시 외환카드 2대 주주)'이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올림푸스 캐피탈은 당시 주가 조작으로 자신들이 주식을 헐값에 내놓게 돼 손해를 입었다면서 2008년 론스타 등을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 올림푸스 캐피탈이 싱가포르에서 소를 제기한 것은 이곳이 외국 로펌에 대한 제약이 적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송에서 올림푸스 캐피탈이 승소해, 론스타는 약 713억원을 올림푸스 캐피탈에 배상했다.

이밖에도 론스타 펀드는 한국으로부터 돈을 1원이라도 더 얻어가기 위해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다. 2012년 서울 남대문세무서 등을 상대로 자신들이 외환은행 주식을 팔고 떠날 때 냈던 주식 매각대금의 양도소득세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3000억원을 돌려받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론스타는 한국정부를 상대로도 소송액만 4조6000억원에 이르는 다른 쟁송을 준비하고 있다.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이 지체되면서 피해를 입었고 세금 부과도 부당하다"며 ICISD(국제투자분쟁해결교류센터)에 4조6000억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한 상태다. 이 중재 재판의 판결은 내년에 나온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은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관계사인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낮추면서 발생했다. 그 결과 론스타코리아 유모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함께 기소됐던 외환은행 법인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4조6600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사모 펀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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